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약 40조원 규모의 자금 일부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원·달러 환율 안정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550원대를 기록한 이후 1470원대로 빠르게 내려왔고, 시장에서는 추가 환전이 이어질 경우 외환시장 안정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ADR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 가운데 수조원 규모를 원화로 환전한 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머니마켓펀드(MMF)에 분산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MMF는 만기 1년 이내 국공채와 기업어음(CP)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하루 단위 이자를 받을 수 있고 필요 시 자금을 즉시 회수할 수 있어 대규모 투자 집행을 앞둔 기업들이 단기 자금 운용 수단으로 주로 활용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환전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첨단 패키징 공장 등 국내 투자 집행을 위한 사전 준비 과정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달러 매도가 원·달러 환율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주간거래 종가 기준 1555.80원까지 오르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당시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1600원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ADR 조달 자금을 원화로 환전하기 시작하면서 환율은 빠르게 안정세를 보였다.
지난 21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원 하락한 1473.40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하며 다시 1500원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환율 안정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아래로 내려온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약 1조원을 순매수했으며 이후에도 대부분 거래일에서 매수 우위를 유지했다.
2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1.68포인트(3.56%) 오른 6747.95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1조3747억원, 외국인이 2951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증시 반등과 함께 반도체 대표 종목들도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15% 오른 25만9000원, SK하이닉스는 4.08% 상승한 18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도 SK스퀘어와 삼성전자우, 삼성전기, LS ELECTRIC 등 반도체 관련 종목들도 일제히 상승하며 투자심리 회복에 힘을 보탰다.
시장에서는 아직 환전되지 않은 ADR 조달 자금이 남아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SK하이닉스의 추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 안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이달 들어 수출기업들의 환헤지 물량이 외환시장에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데다 SK하이닉스 ADR 상장에 따른 대규모 달러 매도 수요도 대기하고 있다"며 "당분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매도 우위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추가 환전 규모와 시기가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투자 흐름, 국내 증시의 단기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