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시중 자금이 다시 은행 예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예금상품을 선택하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5대 은행 정기예금 16조원 가까이 증가
2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65조2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보다 15조8950억원 증가한 규모로, 지난해 5월(18조3953억원 증가)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현재 증가세가 월말까지 이어질 경우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MMDA)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15일 기준 MMDA 잔액은 130조6649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7조7879억원 줄었다.
이는 2019년 1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시장에서는 단기 대기자금이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으로 이동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권은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21일부터 1년 만기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연 2.9%에서 3.2%로 인상했다.
오는 22일부터는 '신한S드림 정기예금' 등 거치식 예금 13종의 기본금리를 0.2~0.4%포인트 올리고, 적립식 예금 17종의 기본금리도 0.1~0.3%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20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25~0.30%포인트 인상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역시 수신금리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은행들도 금리 인상 경쟁에 합류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17일 '코드K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3.61%에서 3.71%로 올렸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3.40%에서 3.60%로 인상했다.
저축은행도 예금금리를 높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91%로, 한 달 전보다 0.30%포인트 상승했다.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겪으면서 투자 대기자금과 일부 투자자금이 다시 은행 예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만큼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 인상 기조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예금금리 매력이 높아진 데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은행권의 수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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