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편의점 등 민간 결제 현장에서 예금토큰을 활용한 결제를 실증하고, 향후 결제 수수료를 체크카드 수준 이하로 낮추는 차세대 결제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2일 KISA 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과 함께 ‘2026년도 블록체인 혁신선도 프로젝트’의 일환인 예금토큰 기반 결제 인프라 확대 사업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번 사업에는 총 96억원이 투입된다. 정부 예산 67억원과 민간 매칭 29억원으로 구성되며, 금융결제원이 사업 주관을 맡는다. 이르면 올해 12월부터 편의점 등에서 일반 이용자가 예금토큰 결제를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96억원 가운데 약 30억원은 중소기업·스타트업·IT기업 등이 참여하는 개발·운영·홍보 분야에 활용된다. 시중은행 등 참여기관도 본사업과 연계해 약 45억원 규모의 추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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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앱에 토큰 지갑 탑재…기존 결제망 그대로 활용
예금토큰은 국민이 은행에 맡긴 예금을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 형태로 전환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간 결제를 위한 도매형 CBDC를 제공하면, 은행이 이를 기반으로 개인과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예금토큰을 발행하는 구조다.
이번 사업의 특징은 별도의 결제 단말기나 새로운 결제망 구축 없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고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기존 은행 앱에 예금토큰 전용 전자지갑 기능을 추가해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이용이 어려운 계층을 고려해 실물 카드 형태의 활용 방안도 검토된다.
민간 결제 생태계 확대를 위해 지난해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7개 은행을 포함해 총 9개 은행이 참여한다. 다날, 토스 등 8개 주요 결제대행사(PG)도 함께하며, 편의점 업계에서는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이 참여해 실제 소비자 결제 환경에서 실증을 진행한다.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낮추고 정산 속도 높인다
정부와 업계는 예금토큰 결제 확산을 통해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카드 결제는 카드사·PG사 등 여러 중개 과정을 거치면서 가맹점 수수료가 발생한다. 반면 예금토큰은 블록체인 기반 직접 결제가 가능해 중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KISA 관계자는 “가맹점 결제 수수료를 체크카드 수준인 약 0.15% 이하로 낮추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산 속도 개선도 기대된다. 직접 결제 방식의 경우 실시간 정산이 가능하고, PG사를 통한 결제 모델에서도 기존보다 빠른 정산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프로그래머블 머니’로 바우처·공공자금 관리 혁신
예금토큰은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조건을 설정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머니(Programmable Money)’로 활용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해당 시스템을 국고금 관리 분야와 연계해 업무추진비 등 공공 자금 관리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사용 목적과 조건을 사전에 설정하면 부적절한 사용을 줄이고 자금 집행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다.
국민 생활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자녀 양육수당이나 각종 지원금은 목적별 카드나 별도 지급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지만, 예금토큰 기반 지갑에서는 여러 바우처를 하나의 디지털 지갑에서 관리하고 조건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여러 종류의 지원금을 각각 다른 카드로 관리하는 불편을 줄이고, 하나의 통합 지갑에서 다양한 바우처를 활용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성완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관은 “그동안 진행한 예금토큰 실증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간 결제 서비스로 연결하고, 향후 국고금 관리 등 공공 분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반 금융·공공 혁신과 산업 생태계 조성을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실증을 바탕으로 예금토큰 활용 범위를 민간 결제와 공공 서비스 전반으로 확대해 차세대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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