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한호우에 임시 조립주택이 떠내려가는 사고가 발생한 경북 안동에서 정작 해당 주택 641동에는 고정용 앵커볼트가 하나도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북도가 집계한 ‘임시 조립주택 안전 보강(앵커볼트 등) 현황’에서 도내 5개 시·군에 설치된 임시 조립주택 1천935동 중 732동이 앵커볼트 없이 운영되고 있었다. 안동을 비롯해 의성·청송·영양 4개 지역이 여기에 해당한다.
안동에서는 이재민이 거주 중인 임시 조립주택 641동 모두 앵커볼트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의성에서는 전체 거주동수 150동 가운데 37동, 청송에서는 443동 중 20동, 영양에서는 44동 중 34동이 각각 앵커볼트 미설치 상태였다. 반면 영덕에서는 사용 중인 임시 조립주택 657동 전체에 앵커볼트가 설치돼 대조를 보였다.
안동시는 2025년 대형 산불 직후 이재민의 신속한 입주가 필요했던 점과 가설건축물이라는 특성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당시에는 임시주택을 수개월 사용한 뒤 철거하는 가설건축물로 판단했고, 하루라도 빨리 이재민들이 입주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립주택 설치 과정에 기초 바닥을 미리 만들며 앵커볼트를 설치하기에 구조적으로 어려움이 있었고, 설치 이후에도 기초 콘크리트와 조립주택 규격이 맞지 않아 고정하기 쉽지 않았다”며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회의를 거친 끝에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립주택 자체 무게도 6∼7t에 달해 당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번과 같은 극한 호우 상황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의성군도 산불 직후 신속한 공급 과정에서 일부 임시주택에 앵커볼트를 설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의성군 관계자는 “예산 문제는 아니었고 당시에는 설치 필요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영덕군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재난에 대비해 조립주택 설치 단계부터 미리 검토해 앵커볼트를 시공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의 ‘임시 주거용 조립주택 운영 지침’은 제작·설치 시 표준설계 도면을 최대한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앵커볼트 설치를 의무 사항으로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행안부 관계자는 “조립주택의 관리 주체는 지방자치단체”라며 “최근 발생한 임시주택 이탈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침수 예방 등 전반적인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뒤늦게나마 경북도는 재해구호기금을 투입해 앵커볼트 미설치 주택에 대한 보강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소요 예산은 약 7천320만원으로 추산됐다.
안동시 관계자는 “실제 거주 중인 임시주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뒤 앵커볼트 설치 등 보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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