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이 명예경찰 계급장을 달고 청소년 사이버도박 예방 활동에 나선다.
경찰청은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상혁을 명예경찰과 사이버도박 예방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상혁에게 주어진 명예경찰 계급은 순경보다 한 단계 높은 '경장'이다. 경찰은 사이버도박 예방 업무의 성격을 고려해 사이버수사 분야 경력경쟁채용 경찰관의 초임 계급과 동일하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이상혁을 선택한 배경에는 청소년층에 대한 높은 영향력이 있다. 경찰은 그가 오랜 선수 생활을 통해 자기관리와 집중력, 절제의 가치를 보여왔으며 국내외 청소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상혁은 오는 8월까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를 알리는 홍보영상과 포스터 제작에 참여한다. 이날 위촉식에서는 그가 친필 서명한 T1 유니폼을 치유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해 도박 중독을 극복한 청소년들에게 전달하는 행사도 열렸다.
경찰청은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6일까지 접수된 신고는 806건이다. 제도 시행 한 달 시점의 294건과 비교하면 한 달여 사이 512건이 늘었다.
신고 대상은 사이버도박 경험이 있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과 그 보호자다. 신고는 117 학교폭력 신고·상담센터를 통해 접수한다. 신고가 들어오면 학교전담경찰관과 도박 치유 전문상담사가 초기 상담과 선별검사를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중독 치유 전문기관으로 연결한다.
자진신고가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찰은 도박에 사용한 금액과 반성 태도, 치유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 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선도심사위원회를 거쳐 훈방이나 즉결심판 청구 등 선처 여부를 결정한다. 대리입금 등 불법사금융 피해가 확인되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와 연계해 피해구제도 지원한다.
이 제도는 2024년 대전경찰청을 시작으로 8개 시도경찰청에서 시범 운영됐다. 당시 사이버도박에 참여한 청소년 512명을 치유 프로그램에 연계했고, 이 가운데 3개월 이내 다시 도박한 청소년은 4명으로 재도박률은 0.8%였다. 정부는 처벌에 앞서 도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유하는 데 자진신고 제도가 효과가 있다고 보고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상혁은 "명예경찰과 홍보대사로 위촉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청소년들에게 사이버도박의 위험성과 자진신고 제도를 널리 알리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청소년 도박은 문제가 깊어지기 전에 상담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상혁의 영향력이 청소년들이 신고에 나설 용기를 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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