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궁'을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서 좋았어요. 한 자리에서 끝까지 다 봤다는 얘기도 들었고, 긍정적인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습니다. 스태프, 배우, 감독님, 작가님 모두 더운 여름부터 추운 겨울까지 재미있게 잘 만들려고 노력한 작품이거든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촬영 기간 힘들었던 부분들도 긍정적으로 잘 지나가는 것 같아 좋았어요."
'동궁'은 현실 세계와 귀의 세계를 오가며 전개되는 작품이다. 남주혁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상상했던 것보다 귀의 세계가 훨씬 디테일하게 구현돼 있었다며, 촬영에 들어간 뒤 액션과 수중 장면의 규모를 더 실감했다고 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귀의 세계'라는 특별한 공간이 훨씬 디테일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놀랐습니다. 액션도 글로 봤을 때보다 직접 움직이면서 보니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물에 들어가는 장면도 대본보다 직접 들어가보니 참 많다는 것을 촬영하면서 더 깨달았어요. 그 생생함이 잘 표현됐다면 제가 겪었던 힘듦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장면을 만드는 데 있어 대중들에게 생생하게 담겼다면, 제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본을 볼 때부터 어느 정도의 고생은 예상했다. 8부작 안에서 거의 매회 큰 액션 구간이 등장했고 군 복무 중이었던 만큼 체력과 열정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세트와 귀의 세계를 마주한 뒤에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당연히 고생을 안 하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액션도 많고 8부작에서 거의 매 회차마다 큰 액션 구간이 하나씩 나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생하겠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군대에 있던 시절이라 체력도 좋고 열정도 많았기 때문에 '고생 조금 하겠다' 정도의 마음이었어요. 막상 촬영에 들어가고 귀의 세계를 처음 접했을 때는 놀라웠습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 구현되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 안에서 액션을 하면서는 '고생 좀 하겠다'가 아니라 '고생 많이 하겠다'로 바뀌었습니다."
사극 액션은 의상과 움직임의 태도까지 고려해야 한다. 남주혁은 구천의 액션을 공격적인 싸움으로만 보지 않았다. 사연 있는 귀신들을 좋은 곳으로 보내고자 하는 마음, 동시에 자신도 살아야 하는 절박함이 함께 있다고 해석했다.
"귀신을 없애자는 마음보다는 사연 있는 귀신들을 좋은 곳으로 잘 보내드리자는 마음이 컸어요. 구천도 살아야 하니까 '서로 안전하게 좋은 곳으로 갑시다'라는 마음으로 액션에 임했습니다. 그래서 옷의 태나 행동에서도 멋을 빼고 싶었어요. 액션을 위한 액션이 아니라 '좋은 곳으로 가세요'라는 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공격적인 액션보다는 방어적인 액션에 가깝게 접근했어요."
눈앞에 보이지 않는 존재와 액션을 해야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남주혁은 현장의 세팅과 감독의 디렉션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대상의 위치와 움직임을 상상하며 연기했다.
"초반부에 나오는 귀매와의 액션은 눈앞에 대상이 없었어요. 아무리 감독님이 디렉션을 잘 주셔도 상상이 잘 안 됐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서 주변 상황이 세팅되면 '여기서 나오겠구나' 하는 상상이 생겼고, 막혀 있던 상상도 풀렸어요. 제가 하는 행동에 맞춰 그래픽 작업이 들어가 액션신이 완성되니까, '여기서 피해볼까' 같은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습니다."
꺼먹살이와의 장면에서는 모형을 보며 감각을 익혔다. 촬영이 시작되면 모형은 사라졌지만, 그전까지 오래 바라보며 실제 존재감을 상상했다.
"꺼먹살이는 모형이 있었어요. 슛이 들어가면 그 모형을 치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슛이 들어가기 전까지 모형을 오래 쳐다봤습니다. '얘가 여기 존재하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과도 '얘가 여기서 이렇게 움직이나요, 저렇게 움직이나요', '여기서 꺼먹살이가 올라탈 거예요' 같은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에 맞춰 '지금쯤 여기에 올라탔구나'라고 상상하면서 찍었어요. 우리 작품에서 귀여움을 담당할 친구라고 얘기해주셨기 때문에, 꺼먹살이와의 케미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구천과 생강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로 규정하기 어렵다. 남주혁은 두 사람을 서로를 의지하게 되는 구원자 같은 관계로 봤고, 전우애 역시 충분히 있다고 해석했다.
"로맨스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구천과 생강은 결국 서로를 의지하게 되는 구원자 같은 관계라고 생각했고, 전우애도 충분히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대중들이 봤을 때 로맨스처럼 느낄 수도 있고, 그 이상의 전우애나 다른 에너지로 느낄 수도 있게 만들어보자고 접근했어요. 대본 자체에 로맨스가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구천과 생강을 보면서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보자는 출발점이었습니다. 지금 반응을 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부분을 대중들이 어느 정도 잘 봐주고 계신 것 같아요."
군 복무 기간은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남주혁은 앞으로 로맨틱 코미디뿐 아니라 캐릭터의 색이 강한 인물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시점에 '동궁'과 구천을 만났다.
"군대에 있으면서 앞으로는 캐릭터적으로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많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고 20대 때는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했더라고요. 로맨스 코미디도 아직 하고 싶지만, 앞으로는 캐릭터 성향이 강한 인물을 더 많이 접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동궁'과 구천을 만났고, 구천이라는 인물을 그런 방향으로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미 피폐하고 고립된 아이가 불편한 궁 안에 들어가 어떻게 살아남고 살아갈지 많이 생각했습니다."
연기에 대한 호불호와 반복되는 지적 역시 인지하고 있다. 남주혁은 긍정적인 반응과 아쉬운 의견을 모두 받아들이며, 앞으로 더 나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고민으로 삼겠다고 했다.
"호불호가 나뉘어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긍정적인 이야기는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아쉽게 느껴진다는 부분도 감사히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 의견들이 오히려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기도 해요. 한 캐릭터를 보시는 시청자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늘 고민하고, 더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가려 합니다."
앞으로도 남주혁은 작품마다 평가를 받는 배우의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을 복이라고 여기며, 더 공부하고 연구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배우는 매번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직업입니다. 작품 하나하나에 임할 때마다 앞으로도 여전히 같은 마음으로 임할 것 같아요. 내가 맡은 캐릭터를 대중분들께 어떻게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이번 작품에서 내 캐릭터를 어떤 모습으로 보게 될까 하는 기분 좋은 마음으로 연기에 임할 것입니다.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은 배우에게도 사람에게도 큰 복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난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그런 순간을 많이 경험하기 위해 더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작품에 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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