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은 정부가 어떤 정책 신호를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출 규제 완화 요구와 보유세 강화 반발이 맞서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금융 규제가 최대 쟁점이라며 실수요자 중심의 차등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2일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오전 10시부터 100분간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한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공급, 금융, 세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다. 당일에는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재정경제부 이형일 1차관의 ‘사전 의견수렴 결과’ 발표와 공급·금융·세제 등 주요 주제별 전문가 발제, 자유 토론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토론회에는 유튜버, 부동산카페와 맘카페 운영진, 공인중개사 등 일반 국민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청와대에 따르면 토론회 참석자는 총 140명으로, 국민이 절반 이상인 75명이다. 구체적으로 국민의견수렴 홈페이지 의견제출자 중 희망자 29명, 건설협회, 금융협회, 건설사, 금융기관 등 업계 협회 20명, 서울·경기·인천·세종 등 지자체별 공인중개사 10명 등이다.
특히 유튜버·부동산카페 운영진 12명도 자리한다. 구독자 129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재테크 읽어주는 파일럿’을 운영하는 최영민씨, 유튜브 ‘채부심’ 운영자 채상욱씨, 도시개발연구소 권기헌 이사 등이다.
정부에선 한성숙 국무총리를 비롯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행정안전부 윤호중 장관, 국토교통부 김윤덕 장관, 금융위원회 이억원 위원장 등 35명이 참석한다.
학계와 연구소·시장전문가 30명도 자리한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진미윤 주임교수, 한양대 정책학과 강성훈 교수, 한양대 경제학부 진창하 교수, 금융연구원 김영도 선임연구위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오종현 조세연구본부장, 부동산114 윤지해 리서치랩장 등이다.
공급·금융·세제 개편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은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부동산 정책에 반영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토론회를 통해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의 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국토교통부(공급), 금융위원회(금융), 재정경제부(세제) 주관으로 분야별 ‘부동산 정책 국민 경청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개선과 주택 공급 확대, 대출 규제 완화, 보유세 개편 등 부동산 시장 전반의 현안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전문가와 업계, 학계, 시민단체, 일반 국민 등이 참여한 토론회에서는 사안별로 찬반이 엇갈렸다. 집값 안정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섰으며 금융·세제 분야 역시 일부 사안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했다. 정부는 결론을 도출하기보다는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공개 토론회와 별도로 ‘부동산토론회.kr’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 의견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접수된 제안은 총 4333건으로, 금융 분야가 189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공급 1362건, 세제 1060건 순이었다.
금융 분야에서는 무주택 실수요자와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최근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대출 한도 축소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이 커진 만큼 무주택자에게는 보다 완화된 금융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공공분양 ‘뉴:홈’ 나눔형 모기지와 관련해서는 사전청약 당시 제시된 대출 조건을 유지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기존 조건을 신뢰하고 청약에 참여한 만큼 대출 금리와 만기 등 금융 지원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공급 분야에서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 요구가 잇따랐다. 용적률 상향과 역세권 고밀 개발 확대, 통합심의 의무화 등을 통해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 주를 이뤘다.
세제 분야에서는 1주택 실수요자의 보유세 부담을 낮추고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시됐다.
시민사회에서는 부동산 대책 논의 과정에서 무주택 세입자와 청년, 주거취약계층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참여연대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단기적인 집값 관리나 민간 주택 공급 활성화를 넘어 부동산 불로소득과 자산불평등을 줄이고 무주택 세입자들의 주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종합적인 주거·부동산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번 토론회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봤다. 다만 논의 시간이 짧아 결론을 도출하기보다 의견을 수렴하는 성격이 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인 부동산114 윤지해 리서치랩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토론회에서는 금융 규제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선 부처별 토론회에서도 대출 규제 강도를 둘러싼 논의가 가장 많았고 현재 시장에서도 가장 논란이 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라며 “특히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시행된 일괄적인 대출 규제가 적절한지, 또 이로 인해 전세의 월세화 등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집중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급과 세제 분야에 대해서는 “공급 분야는 신규 택지 발굴과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용적률 상향 등 활용 가능한 정책 수단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반면 세제는 보유세와 거래세,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비율 등 검토해야 할 사안이 워낙 많아 짧은 토론 시간 안에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리서치랩장은 “향후 부동산 정책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 투자·투기 목적의 수요는 규제하되 무주택자나 생애 최초 구입자, 1주택 실거주자 등 명백한 실수요자까지 일괄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실수요자를 우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규제 대상으로 함께 묶는다면 정책에 대한 비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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