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택 "전북특별법 개정 추진"→"실무 검토한 적 없어" 번복
간부회의 '단식 투쟁' 발언 허위…'비서실 패싱' 보도자료 배포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출범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민선 9기 전북도정이 이원택 지사의 새만금 카지노 '발빼기 논란'과 지사 발언 허위 배포로 해명이 이어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도백의 메시지'가 너무 가볍게 널뛴다는 지적과 함께 도청 지휘부의 정무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과 비판의 중심에 선 것은 이 지사가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쏘아 올린 '내국인 출입 새만금 카지노'다.
그는 지난 13일 "(오픈)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새만금에 들이려면 전북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드넓은 새만금 관광레저용지를 채우려면 앵커기업 같은 관광시설이 필요한데 복합리조트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한발 더 나아가 강원도 정선의 사례를 들면서 "강원 역시 (카지노를 들이기 위해) 특별법을 만들었고 새만금도 특별법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외국인이 모두 출입할 수 있는 오픈 카지노를 제안한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과의 논의 과정도 일부 소개하면서 "투자할 의사가 있는 업체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유관기관과의 협의, 투자 기업 물색 등으로 복합리조트 추진이 가시화했다는 메시지를 취임 일성으로 던진 것이다.
하지만 이 지사의 말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한발 뒤로 물러났다.
기자회견 직후 도내 시민사회단체가 "도민을 기만하는 도박 정치"라며 원색적인 비판을 이어갔고, 강원 석탄산업 전환지역(폐광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방문 투쟁, 대정부 투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날 선 반응을 내놨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이 지사는 기자회견 일주일만인 지난 20일 언론을 통해 "질문이 나와서 답한 것일 뿐 실무 차원의 검토를 지시한 적 없다"고 후퇴했다.
정호윤 비서실장도 22일 기자들과 만나 "공약에 담지 않아 (복합리조트를) 검토하지 않았고 (이 지사는) 취임 후에도 실무자에게 검토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며 "새만금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이라고 이 지사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
이 지사의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의 발언으로 이해해달라는 게 기자들을 향한 정 비서실장의 간곡한 부탁이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다른 회견도 아니고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화두로 던져진 새만금 카지노가 '사실 실체도 없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여론의 비판에 밀려 한 발 뺀 것인지,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에서 소외된 도내 여론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도백의 메시지는 점층적으로 나아가야지. 쉽게 널뛰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논란을 부른 것은 '보도자료 허위 배포'다.
전북도는 지난 21일 간부회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와 관련해 "이 지사는 '단식 투쟁이라도 하겠다는 각오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간부회의에서 '단식 투쟁'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고, 이는 실무진의 실책이었다는 것이 도의 해명이다.
공공기관 유치에 임하는 이 지사의 강한 의지를 표현하려 '없던 단어'를 끌어다 썼다는 것이다.
정 비서실장은 이를 바로잡으면서 "지사가 야당이 아닌 여당 소속의 단체장이다 보니 (단식 투쟁이라는 말이) 과하게 인식될 여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대정부 투쟁의 언어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부담스러운 단어 선택이며 해당 보도자료 배포 전 대변인실과 비서실 사이 교감도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규정에 따라 조치할 필요가 있다면 조치할 것"이라며 관련자 징계를 시사했다.
도지사의 메시지 관리 실패의 인정이자 도청 지휘부의 정무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고백이다.
도청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공무원은 "도지사의 메시지를 외부로 공표하면서 어떻게 비서실을 거치지 않을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도청 지휘부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같은 실수의 반복을 막아야 한다. 실무자 문책으로 정무진의 실수를 덮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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