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금융권의 핵심 고객층이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이었다면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새로운 'VIP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억대 연봉과 대규모 성과급을 받는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맞춤형 마케팅도 치열해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다음달까지 최대 1억원 한도, 최저 연 4.1% 금리의 신용대출을 제공한다. 4대 시중은행의 직장인 신용대출 최저금리가 4% 중후반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다. 주거래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안정적인 소득과 높은 신용도를 갖춘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올 2월 SK하이닉스 성과급 지급 시기에 맞춰 자산관리 세미나를 진행했다. 일시적으로 유입되는 목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투자와 절세, 연금 컨설팅 등을 제공했다. 성과급 규모가 억단위인 만큼 단순 예·적금 상담을 넘어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은행들은 자산관리 상담과 투자 컨설팅을 강화하기 위해 사내 출장소에 PB를 배치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상호금융권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새마을금고 삼성전자점에서는 현재 특판상품으로 최고 6.8%의 고금리 적금 상품을 판매 중이다. SK하이닉스점도 최고 연 5.4%의 정기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급여 이체나 자동이체 실적 등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임직원 특화 상품이다.
직장 새마을금고는 해당 기업 임직원을 회원으로 하는 구조여서 충성 고객 기반이 두텁다. 삼성전자 임직원의 약 70%가 삼성전자 새마을금고 계좌로 급여를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예금 유치 경쟁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우량 고객을 눈 앞에 두고도 대출 영업은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처지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목표치의 4배를 초과하면서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가 0%로 설정됐다. SK하이닉스점에서는 현재 신용대출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기업 임직원은 소득이 안정적이고 연체 위험이 낮아 은행 입장에서는 가장 선호하는 고객군 중 하나"라며 "성과급과 주식 보상, 퇴직연금 등 관리해야 할 자산이 다양해지면서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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