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마스가’ 기대···韓·美 함정사업의 기회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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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마스가’ 기대···韓·美 함정사업의 기회와 현실

이뉴스투데이 2026-07-22 15:30: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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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필리조선소. [사진=한화]
한화필리조선소. [사진=한화]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한미 조선협력을 논의할 공식 창구가 출범하고 미국 안보 관련 특수선 수주와 미 해군의 정보요청서(RFI) 발송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 법률은 여전히 군용 함정과 주요 선체 구조물의 해외 건조를 제한하고 있으며, 미 정부의 정책도 자국 생산시설과 일자리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조선협력센터(Korea-U.S. Shipbuilding Partnership Center)’ 개소식에 참석한다. 센터 설립은 지난 5월 8일 산업부와 미 상무부가 체결한 ‘한미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다. 양국은 센터를 통해 조선기업 간 협력사업을 지원하고 새로운 성과를 발굴할 계획이다.

실제 사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시험을 지원하는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건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한화에 따르면 토트서비스가 선박건조관리자(VCM)를 맡고 한화필리조선소가 필라델피아에서 MRIV 2척을 건조한다. MRIV는 해상에서 미사일의 비행 궤적을 추적하고 원격 측정자료를 수집·분석하는 안보 관련 특수선으로, 첫 인도는 2030년으로 예정돼 있다.

미 해군도 한국 조선업계의 생산능력을 파악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미 해양전문매체 더 매리타임 이그제큐티브는 지난 8일 미 해군이 지난 6월 국내 주요 조선업체에 구축함과 중형 급유함 건조 역량을 묻는 정보요청서(RFI)를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구축함 8척을 가정한 요청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으며, 양사와 삼성중공업은 별도로 군수지원함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제출 자료에는 함정 건조 실적과 설계 인력·전문성, 연간 건조능력 등이 포함됐다. 다만 RFI는 발주에 앞서 공급능력과 예상 비용을 조사하는 절차로, 구축함 8척의 한국 건조가 결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한국 조선소가 미 해군 전투함을 건조해 공급하기까지는 미 연방법 등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연방법전 제10편 제8679조 ‘해외 조선소에서의 함정 건조 금지’에 따르면, 미군용 함정과 해당 함정의 선체 또는 상부구조물의 주요 구성품은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없다. 다만 미 대통령이 국가안보상 필요하다고 판단해 예외를 승인할 수 있지만 미 의회에 이를 통보해야 한다. 

미 의회에서도 해외 건조 허용 대상을 전투함과 지원함으로 구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지난 6월 공개한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 요약’에는 해외 조선소에서 최대 2척의 벌크 연료운반선과 전략해상수송선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해외 업체가 미국 해양산업 기반에 투자해 후속 선박의 생산과 공급망을 미국으로 이전하도록 하는 조건이 붙었다.

반면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지난 6월 4일 의결한 국방수권법안 수정안은 2027회계연도 해군 예산을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전투부대 함정 구매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두 법안 모두 아직 확정된 법률은 아니지만 해외 건조 예외 논의가 전투함보다 비전투 지원선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블록과 모듈도 제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제8679조는 함정 전체뿐 아니라 선체와 상부구조물의 ‘주요 구성품’까지 해외 건조를 금지한다. 한국이 대형 선체 블록을 제작해 미국 조선소로 보내는 방식도 해당 블록의 범위와 비중에 따라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현행 제도 안에서 먼저 확대되고 있는 분야는 MRO다. 한화오션은 2024년 8월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약 4만톤급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이후 ‘유콘’과 ‘찰스 드루’ 등의 정비를 맡으며 사업을 확대했다.

HD현대중공업도 지난해 8월 군수지원함 ‘앨런 셰퍼드’, 올해 1월 ‘세사르 차베스’의 정기 정비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리처드 E. 버드’ 정비에 착수했다. 대신 국내에서 확보한 미 해군 관련 실적은 현재까지 전투함 건조가 아니라 군수지원함 정비에 집중돼 있다.

건조 분야에서는 미 현지 시설을 활용하는 방식이 구체화하고 있다. 한화가 인수한 필리조선소는 국가안보 다목적선(NSMV) 건조에 이어 최근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건조사업까지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도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HII)와 미 해군 군수지원함 공동 건조를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했으며, 삼성중공업과 DSEC는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와 3자 협약을 맺고 함정 설계·생산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미국 조선업체 및 미 해군과 협력 범위를 넓히고 실제 성과도 쌓고 있지만, 이를 미 해군 전투함 건조로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형곤 한국국방기술학회 센터장에 따르면 정부는 미 함정을 국내에서 설계·건조하고 후속 MRO까지 담당하는 방식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 법률이 군용 함정의 해외 건조를 제한하고 있는 데다, 자국 조선소의 생산능력과 지역 일자리를 지키려는 미 의회의 반대도 있어 이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유 센터장은 현실적인 협력 방안으로 양국이 설계·생산 공정을 나눠 맡는 방식을 꼽았다. 한국 조선소가 선체 일부와 기자재를 제작하고, 미 조선소가 전투체계와 센서·레이더 등을 탑재해 최종 조립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미 현지 조선소를 활용하면서 한국 업체가 설계와 생산관리, 기자재 공급에 참여하는 방식도 제시했다.

다만 한국 업체가 선체 블록과 단순 제작만 담당하는 구조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정사업에서 설계와 전투체계 통합, 사업관리 등이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인데, 미국이 설계를 맡고 한국은 선체 제작에만 참여하면 국내에 축적되는 기술과 고용·부가가치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센터장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상징성만으로 사업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국이 맡을 물량과 설계 참여 범위, 국내 기자재 공급 비중 등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산업적 효과를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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