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호프' 정호연 "1시간 만에야 첫 등장, 칸에서는 박수갈채…응원이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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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호프' 정호연 "1시간 만에야 첫 등장, 칸에서는 박수갈채…응원이라 생각"

지라운드 2026-07-22 15:06: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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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배우 정호연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호프' 배우 정호연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정호연이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로 한국 영화에 데뷔한다. 극 중 정호연은 호포항의 순경 성애를 맡아 정체불명의 위협 앞에서 몸을 던지는 인물을 그린다. 첫 스크린 도전이자 첫 액션 연기에 나선 그는 촬영 전부터 총기 사용법과 사격 자세를 익히고, 카체이싱 장면을 직접 소화하기 위해 1종 면허를 취득한 뒤 드리프트 훈련까지 거듭했다. 글로벌 스타라는 수식어를 넘어 배우로서의 새로운 출발선에 선 정호연은 '호프'에서 과감한 액션과 생동감 있는 에너지로 성애의 존재감을 완성한다.

"'오징어 게임'으로 생각지도 못한 큰 반응을 얻게 된 건 감사하지만, 제 안에 불안함이 컸던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차기작을 선택하기까지 저 자신에게 시간을 주면서 급하게 선택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주변 선배님들이 조금 더 베테랑들 사이에 둘러싸여 작업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해주셨고 그래서 그런 작품 위주로 선택하려고 했어요."

첫 영화 현장에서 만난 나홍진 감독은 소문 그대로 타협을 모르는 연출자였다. 그러나 정호연은 그 완벽주의가 부담보다 축복에 가까웠다고 했다.

"나홍진 감독님은 소문대로 엄청나게 완벽주의자이고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저에게는 오히려 축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감독님이 타협하지 않는 지점들로 채워주셨다고 생각해요. 감독님 현장에는 NG가 없다고 느꼈어요. 많은 테이크를 가는 편이신데 그 안에는 다 이유가 있고, 그 안에서 좋은 것을 포착하시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부담이 덜했어요. 첫 등장 장면에서 차를 타고 내리는 데까지 20번 넘게 테이크가 갔는데, 완벽하게 체력이 있을 때 수행하는 모습부터 지쳐서 본능적으로 표현하는 모습까지 전부 얻어내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그중 가장 잘 어울리는 컷을 사용하신 것 같습니다."
사진영화 호프 스틸컷
[사진=영화 '호프' 스틸컷]

성애는 영화가 시작되고 1시간 후에야 등장한다. 정호연은 그 임팩트가 자신이 따로 계획한 것이기보다, 시나리오와 연출 안에서 이미 설계된 것이라고 봤다.

"그건 저보다는 감독님께서 시나리오적으로 이미 설계를 그렇게 하신 게 아닐까 싶어요. 제 계획이었다기보다는 감독님께서 임팩트를 주고자 이미 시나리오에 써두셨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점에 나온다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제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이게 이렇게까지 임팩트 있게 될 거라고 상상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어떻게 하면 이걸 효과적으로 잘 해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더 컸습니다."

그 장면은 칸영화제 상영 당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정호연은 당시에는 정신없이 일정을 소화하느라 감정을 곧장 실감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것이 배우로서 큰 응원이 됐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쾌감이라기보다 저도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전부터 인터뷰도 많고 레드카펫 행사도 있고 일정이 정말 바쁘게 흘러가다 보니 정확히 어떤 기분이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지나고 나서 생각했을 때는 저도 과거에 어떤 영화의 어떤 장면을 보면서 웃고 박수 치고 신났던 경험이 있잖아요. 어떤 관객들이 제가 나오는 신을 보고 그런 감정을 느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큰 응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배우 일을 더 해봐도 되겠다는 응원을 받은 느낌이었어요."

고난도 총기 액션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둔 것은 안전이었다. 첫 액션 연기였던 만큼 즐기기보다 안전한 안에서 정확하게 해내는 것이 먼저였다.

"액션 연기는 어떤 상황이든 안전이 1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액션을 너무 즐기려고 하기보다는 안전한 안에서 해보려고 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언제 해볼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요. 촬영 전까지 6개월간 준비 과정이 있었어요. 총기가 5㎏ 정도 되는데, 감독님께서 테이크를 많이 가시는 것으로 유명하시니까 스물 몇 테이크를 가려면 웨이트 트레이닝이 필수였습니다. 그래서 체중도 4㎏ 정도 증량했고, 기본 체력 증진을 위해 유산소도 열심히 했습니다."
호프 배우 정호연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호프' 배우 정호연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총기 액션뿐 아니라 차량 액션도 직접 준비했다. 정호연은 카체이싱 장면을 위해 1종 수동 면허를 새로 취득하고 레이싱 훈련까지 받았다.

"총기 연습도 했지만 차량 운전 신이 많아서 1종 수동 면허를 따로 취득했어요. 원래는 2종 면허만 있었는데, 면허를 취득한 뒤에는 레이싱 전문가에게 훈련도 받았어요. 자동차 액션 첫 촬영이 생각나요. 그때는 저보다 감독님과 스태프분들이 더 긴장하셨던 것 같아요. 실제로 배우가 운전하는 차에, 심지어 옆에는 황정민 선배님이 타고 계셨으니까 안전사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모두가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카메라팀, 미술팀 할 것 없이 다 와서 저에게 엄청난 노트를 주고 갔어요. 그런데 한 번에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오면 머릿속이 갑자기 새하얘지고 안개가 낀 것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그때 정민 선배님이 옆에서 '야,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한마디 해주셨어요. 그 말이 정신을 한곳으로 모아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갑자기 자신감이 생겼고, 제 안에 에너지가 나오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가 됐어요."

황정민과 조인성의 액션을 가까이서 본 것도 정호연에게는 배움이었다. 그는 두 선배의 몸 쓰는 방식과 현장을 대하는 태도에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정민 선배님은 정말 잘 뛰세요. 몸을 정말 잘 쓰시는 것 같고, 액션 연기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너무 유연하시면서도 정확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인트를 정확히 잡아내셔서 너무 멋있었어요. 인성 선배님은 많이 알려진 것처럼 무릎 수술을 받으셔서 몸이 성치 않은데도, 이 영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정말 투혼으로 와이어에 계속 매달려 계셨습니다. 몸을 써서 고생한 건 인성 선배님이 아마 제일 많지 않았나 싶을 정도였어요. 선배님들이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셨고, 저도 그것이 당연한 것이고 나도 그렇게 해야 하는 환경을 선배님들이 만들어주셔서 잘 따라갔습니다."
호프 배우 정호연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호프' 배우 정호연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최근 함께 작업한 감독들은 정호연을 두고 공통적으로 "야생마 같다"는 표현을 해왔다. 정호연은 자신의 장점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나아가고 싶은 부분에 관해서도 덧붙였다.

"재미있었던 게 황동혁 감독님도, 나홍진 감독님도, 최근 작업한 김지운 감독님도 저를 이야기할 때 '야생마 같다'는 표현을 많이 해주셨어요. 세 분이 똑같이 그렇게 표현하셔서 신기했습니다. 칭찬이라 기분도 좋지만, 선배님들을 보면 저도 더 디테일하게 디자인해보고 싶고 캐릭터를 더 만들어보고 싶고 따라하고 싶은 지점이 생겨요. 이번에 칸에서 황정민 선배님이 연기하신 범석을 보면서 '저게 주연 배우의 연기구나' 싶어서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끝나고 나 감독님과 황정민 선배님께 여쭤보니 '잘하려고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제가 받아들인 말은 내공은 시간이 만들어주는 것이고, 지금 제가 억지로 뭘 만들거나 계산하려고 하면 티가 날 수밖에 없다고 여겨졌어요. 꾸준히 많이 해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다음 작품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계산보다 지금처럼 맡은 바를 열심히 하다 보면, 기승전결과 디자인 같은 부분은 몸으로 체득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작업으로는 연극을 꼽았다. 가까운 거리에서 관객과 부딪히는 경험이 배우로서 자신을 더 확장시켜줄 것 같다는 기대 때문이다.

"앞으로 배우로서 꼭 해보고 싶은 건 연극입니다. 제가 가진 내공과 능력치를 연극을 하고 나면 또 확장시켜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요. 관객들과 굉장히 가까운 자리에서 한 번 부딪혀보고 싶습니다. 계속 확장성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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