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취임 1주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예고 없는 재난의 일상화가 윤 장관의 초점을 오롯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국가의 제1책무’라는 명제에 맞추게 했다.
실제로 2025년 한 해 동안 △역대 최대 규모의 산림 피해를 낸 대형 산불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던 여름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적 집중호우 △108년 만의 극심한 가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이번 주 역시 마찬가지다. 전국에 강하고 많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산사태와 침수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취임 시작을 호우 중대본으로 알린 윤 장관이,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 20일 역시 호우 중대본 회의로 일정을 시작한 이유다.
폭염과 가뭄, 산불과 물폭탄이 동시에 겹치는 복합 위기의 한복판에서 윤 장관의 1년은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부처 대응’에서 ‘국가 총력 대응’으로의 전환 과정이었다는 평가다.
정부는 올해 여름 자연재난 대응을 위해 5월 12일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를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위험지역의 재정의’다. 단순 침수 이력 중심에서 벗어나 산사태·하천재해·지하공간 등 발생 원인 중심 3대 유형으로 개편하며 인명피해 우려지역을 8964곳에서 9412곳으로 확대했다.
선제적 대피 체계도 강화됐다. 고령자 등 자력 대피가 어려운 2만4525명을 우선대피 대상자로 지정하고, 주민대피지원단 3만5697명을 1대 1로 매칭했다.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이다.
재난 정보 전달도 촘촘해졌다. 재난문자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민방위 사이렌 3033대, 마을방송 1만9030대, 예·경보시설 2만5128대를 총동원했다.
현장 관리 역시 ‘반복 점검’ 체계로 바뀌었다. 전국 423만8000여 개 빗물받이를 대상으로 ‘비 오기 전 점검, 비 온 뒤 청소’를 정례화해 정비 실적 139.9%를 기록했다.
이 같은 조치의 결과, 장마 이전 재해복구사업 완료율은 93.7%로 최근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 인명피해도 현재까지 ‘제로’를 유지 중이다.
폭염 대응에서도 성과가 나타났다. 폭염 중대경보와 열대야 주의보를 신설하고 취약계층·야외근로자 중심 관리에 집중한 결과, 온열질환자는 1019명으로 전년(1615명) 대비 37% 감소했고 사망자도 절반 이상 줄었다.
자연재난뿐 아니라 사회재난 대응에서도 ‘현장 지휘’가 강조됐다. 윤 장관은 대전 공장 화재, 유성구 폭발 사고, 인천 물류센터 화재 등 주요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대응을 총괄 지휘했다. 동시에 재난심리회복지원, 특별교부세 긴급 지원 등 피해자 지원도 병행했다.
특히 서소문 노후 교량 붕괴 사고 이후에는 전국 D·E등급 노후 교량 115개를 전수 조사하고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은평구 노후 주택 화재를 계기로는 공동주택 안전 점검 체계도 손질에 들어갔다.
산불 대응은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지난해 대형 산불 이후 11개 기관이 참여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범정부 대응체계를 가동한 결과, 올해 봄철 산불 피해면적은 722ha로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사망자는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진화 속도 역시 평균 3시간 44분에서 1시간 34분으로 크게 단축됐다. 초기 대응과 선제 대피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윤 장관 취임 1년의 또 다른 축은 ‘제도화’다. 지난 5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생명안전기본법은 국민의 안전권을 법적 권리로 명시하고, 국가의 보호 책임을 명문화한 첫 사례다. 세월호 참사 이후 12년 만에 결실을 맺은 입법으로, 독립적 조사기구 도입 등을 통해 사고 조사 신뢰성도 강화됐다.
재난 이후 회복 단계에서도 국가 역할이 확대됐다. 지난해 호우 복구비로 2조8498억원이 투입됐고, 지방비 부담 완화를 위해 2144억원의 재난특교세가 추가 지원됐다.
사회적 참사 피해자 지원도 이어졌다.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자리를 통해 세월호·이태원·오송 지하차도 등 참사 유가족과의 직접 소통이 이뤄졌고, 합동감사와 피해지원단 운영 등 후속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한편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도 강도 높게 추진됐다. 전국 재조사를 통해 9만1264건의 불법 점용을 확인하고, 전담 조직과 200억원 규모 재난특교세를 투입해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장관은 현장을 직접 찾으며 “불법과 위험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해왔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제1책무인 만큼, 재난 대응에 있어서는 과하다 싶은 수준으로 과잉 대응하고, 예방과 대비는 선제적으로 철저히 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윤호중 장관의 일관된 원칙과 기본 방향 아래 산불과 호우, 대형화재 등 재난안전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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