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의 상반기 역대급 실적에 투자자별 전략이 갈렸다. 개인 투자자는 주가 상승 구간마다 차익실현에 나선 반면 기관은 금융주 비중을 확대했고, 외국인은 종목별 선별 대응에 나섰다. 시장은 실적 자체보다 발표 직후 투자자 수급의 변화다.
◇실적 발표 앞두고 엇갈린 선택…KB로 몰린 기관 자금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이날,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24일 각각 상반기 실적이 공개된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11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다만 투자자 시선은 실적 규모만큼 발표 직후 수급 흐름에 관심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기관은 KB금융 6564억원, 신한금융 2990억원, 하나금융 2167억원, 우리금융 764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특히 KB금융으로 유입된 기관 자금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을 합친 규모를 웃돌았다.
기관은 업종 전체를 고르게 담기보다 종목별로 비중을 조정했다. KB금융에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고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뒤를 이었다. 반면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순매수 규모가 작았다.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금융지주 간 선호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외국인은 선별 대응…개인 매물 기관이 받아냈다
기관이 비중을 늘리는 동안 외국인은 금융주 은행주 전반을 사들이기보다 종목별 비중 조정에 데 집중했다. 개인은 주가 상승 구간마다 차익실현에 나섰다.
외국인은 7월 들어 하나금융을 99억원 순매수한 반면 KB금융(627억원), 신한금융(48억원), 우리금융(106억원)은 순매도했다. 은행주 전반에 대한 적극적인 매수보다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 단기 주가 흐름에 맞게 선별 대응 성격이 강했다.
개인은 차익실현에 나섰다. 7월 들어 KB금융(1749억원), 신한금융(549억원), 하나금융(1062억원), 우리금융(644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이 개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는 수급이 이어지면서 은행주가 힘을 받았다.
투자자별 수급 전략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기관 매수세가 집중된 KB금융은 7월 들어 약 17%증가했다. 하나금융과 신한금융도 두 자릿수 상승했다. 반면 기관 수급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우리금융은 상승폭이 제한됐다. 실적 기대와 투자주체별 수급 차이가 종목별 주가 흐름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적보다 주주환원…하반기 금융주 분수령
이번 실적 발표는 상반기 성적표를 확인하는 자리를 넘어 하반기 은행주 흐름과 투자자별 수급을 가를 분수령이다.
다만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더라도 주주환원 규모나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최근 상승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실적보다 주주환원 강도와 기관 수급의 지속 여부에 주목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 강세는 반도체 업종 조정에 따른 기관 자금 유입과 금리, 환율 등 우호적인 거시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국내 기관의 은행주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대형 금융지주 중심의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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