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에서 ‘갤럭시 카드(Galaxy Card)’를 출시하며 금융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인공지능(AI)에 이어 결제·금융 서비스까지 생태계를 확장해 애플의 대표 금융 서비스인 애플카드(Apple Card)에 맞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과 애플의 경쟁은 앞으로 스마트폰을 넘어 금융과 AI 서비스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드웨어 경쟁에서 시작된 양사의 승부가 이제는 ‘누가 더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느냐’를 겨루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 갤럭시 카드’를 최근 공식 출시했다. 영국 런던에서 22일 밤 10시(한국시간)에 열리는 ‘갤럭시 언팩 2026’을 앞두고 공개된 갤럭시 카드는 삼성전자가 자사 이름을 걸고 선보이는 최초의 신용카드다. 영국의 바클레이스 US 컨슈머 뱅크(Barclays US Consumer Bank)와 협력해 비자(Visa) 네트워크를 통해 발행된다. 연회비는 없다.
갤럭시 카드는 삼성 제품 구매와 일상 소비에서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전자 공식 판매 채널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5%를 돌려준다. 삼성월렛(Samsung Wallet)으로 결제하면 3%를 적립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스포티파이 등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시에는 2%를, 일반 가맹점에서는 1%를 캐시백으로 제공한다.
카드는 폴더블폰과 AI 가전 등 삼성의 고가 제품 구매 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용 편의성도 높였다. 카드 발급과 동시에 삼성월렛에 가상 카드가 자동 등록돼 실물 카드를 받기 전에도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갤럭시 기기에서 결제 내역과 리워드 적립 현황, 계정 관리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실물 카드는 블랙 색상의 메탈 소재에 삼성 로고를 새겨 제작했다.
이번 카드는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갤럭시 생태계 확장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워치, 버즈 등 다양한 기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데, 여기에 금융 서비스까지 더해 이용자의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애플이 애플카드를 통해 구축한 생태계 전략과 닮아 있다. 애플은 아이폰 이용자를 중심으로 애플페이와 애플카드, 애플캐시, 애플저축계좌 등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며 기기와 서비스를 긴밀하게 연결해왔다.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수록 애플 생태계에 머무를 유인이 커지는 구조다.
삼성 역시 삼성월렛을 중심으로 디지털 키, 모바일 신분증, 멤버십, 교통카드 등을 통합하며 모바일 지갑 기능을 강화해왔다. 갤럭시 카드가 추가되면 결제와 할부, 리워드 등 금융 기능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올인원 월렛’ 구축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업계는 AI 시대를 맞아 금융 서비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가 개인 소비 패턴과 결제 이력,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디바이스와 금융 데이터를 동시에 확보한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성공 여부는 파트너십 확보에 달려 있다. 애플카드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협업해 출시됐지만 이후 파트너 변경을 추진하는 등 운영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 역시 카드 발급과 금융 서비스 운영을 위해서는 현지 금융사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또 미국 신용카드 시장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비자, 마스터카드, JP모건체이스, 캐피털원 등 대형 사업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성숙 시장이다. 단순히 삼성 브랜드만으로는 차별화를 이루기 어려운 만큼,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와 갤럭시 기기 연계 혜택 등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제조사들은 하드웨어 판매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이용자를 오래 붙잡을 수 있는 서비스 생태계 확보 경쟁이 핵심이 되고 있으며, 금융은 그 중심에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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