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 1인당 부채를 제외한 가계 순자산이 주택가격 상승과 금융자산 증가에 힘입어 전년보다 9.1% 늘었다. 우리나라 전체 국부(國富)도 2.2% 증가했지만 주택자산 증가세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 간 자산 격차는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가계 순자산은 2억7475만원으로 추정됐다. 전년(2억5184만원)보다 9.1%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평균 시장환율(달러당 1422원)로 환산한 1인당 가계 순자산은 19만3000달러였다.
2024년 기준 국가별 1인당 가계 순자산은 미국(51만4000달러), 호주(42만2000달러), 캐나다(29만7000달러), 독일(26만7000달러), 프랑스(23만5000달러), 영국(20만4000달러), 한국(18만5000달러), 일본(17만2000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2022년 처음 일본을 앞선 이후 3년 연속 우위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1경4200조원으로 전년보다 9.0%(1167조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택을 포함한 비금융자산은 1경434조원으로 5.0%(494조원), 순금융자산은 3767조원으로 21.8%(674조원) 각각 늘었다.
가계 순자산 가운데 주택 비중은 50.4%로 가장 높았고, 이어 주택 이외 비금융자산(23.0%), 현금·예금(18.9%), 보험·연금(13.3%), 지분증권·투자펀드(11.5%) 순이었다.
국민경제 전체의 순자산인 국민순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경4561조원으로 전년보다 531조원(2.2%) 증가했다. 증가폭은 전년(5.0%)보다 둔화됐다. 토지자산 등을 중심으로 비금융자산은 늘었지만 대외 순금융자산이 감소한 영향이다.
국민순자산 증가분 가운데 거래에 따른 증가는 319조원, 자산가격 변동 등 거래 외 요인에 따른 증가는 212조원으로 집계됐다. 거래 요인은 금융자산 순취득 확대에 힘입어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거래 외 요인은 국내 주가 상승으로 대외금융부채의 원화 환산 규모가 크게 늘면서 증가폭이 축소됐다.
부동산 자산은 지난해 말 1경7836조원으로 전년보다 4.1%(709조원) 증가했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 영향으로 주택시가총액은 7710조원으로 8.0%(571조원) 늘어나 전년 증가율(3.9%)을 웃돌았다.
다만 자산 증가는 수도권에 집중됐다. 주택시가총액 증가율 기여도는 수도권이 7.4%포인트인 반면 비수도권은 0.6%포인트에 그쳤다. 전체 증가분의 92.8%를 수도권이 차지한 셈이다.
시도별 주택시가총액은 서울이 2894조원으로 전체의 37.5%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경기(2192조원)·부산(398조원)·인천(341조원)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비중도 68.6%에서 70.4%로 1.8%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국민경제의 대외 순금융자산은 1271조원으로 전년보다 20.4%(326조원) 감소했다. 금융자산은 증가했지만 국내 주가 상승으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가치가 크게 늘면서 금융부채 증가폭이 금융자산 증가폭을 웃돈 영향이다.
남민호 한은 국민B/S팀장은 "지난해 코스피 상승률이 미국 S&P500이나 유로스톡스보다 크게 높았던 점이 대외 순금융자산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외국인의 국내 주식 평가액이 크게 늘면서 금융부채 증가폭이 금융자산 증가폭을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가격이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택시가총액 증가폭도 확대됐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토지 가격 상승률, 주거용 부속 토지 가격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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