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회, 외국인 사업자 제한 예외 두는 전신관리법 개정안 통과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대만이 스타링크 등 해외 위성 인터넷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던 규제를 예외적으로 면제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면서 중국과의 유사시 비상 통신망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대만 연합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대만 입법원(국회)은 전날 위성통신 기술을 이용해 공중 통신망을 구축하는 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 등을 예외적으로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통신관리법(電信管理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위성통신 기술을 이용하는 공중 통신망 구축 사업자는 주무 당국이 대만의 안보와 공중망 안전, 자원 이용, 통신산업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승인할 경우 기존 외국인 지분율 제한과 이사회 의장의 대만 국적 요건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다.
현행 전신관리법은 관련 공중 통신망 사업자 이사회 의장의 대만 국적 보유, 외국인의 직접 지분 보유 비율 49% 이하 제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번 법 개정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가 대만 시장에 진출하는 데 가장 큰 법적 장애물 중 하나를 제거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페이스X는 대만에서 현지 사업체 지분을 100% 보유하는 방식을 고수했으며, 이 문제로 2021년 대만 당국과의 진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링크는 중국과의 무력 충돌로 해저 통신케이블이나 기존 지상 통신망이 파괴될 경우 대만군과 정부, 민간 통신망의 비상 보조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 여부가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만은 아직 자체 저궤도 위성망을 운용하지 않고 있으며, 국제 인터넷 연결의 대부분을 해저 통신케이블에 의존하고 있다.
대만 군사 싱크탱크인 전략예측협회의 치에청 연구원은 SCMP에 "스타링크는 이미 많은 위성을 궤도에 배치했고, 손실된 위성을 빠르게 보충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대만의 저궤도 위성 통신 용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스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기존 통신 인프라가 파괴된 지역의 통신망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됐으며, 러시아군의 전파 방해에도 대응 능력을 보여줬다"며 대만군과 미군 간 상호 운용성을 향상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요 지분 규제는 완화됐지만 스타링크의 대만 진출은 여전히 미지수다.
스페이스X의 사업적 판단과 진출 의지가 여전히 확연히 드러나지 않은 데다 중국과 관계를 중시하는 머스크 CEO의 판단 등이 변수로 평가된다.
머스크는 과거 대만을 중국의 불가분한 일부로 간주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으며, 테슬라를 통해 중국에서 대규모 사업을 운영하며 에너지저장 분야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만 내부에서는 유사시 핵심 통신 인프라를 스타링크와 같은 단일 해외 민간기업에 의존할 경우 사업자의 상업적 이해관계나 지정학적 압력에 따라 서비스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예즈량 대만 위안즈대 부교수는 SCMP에 "(저궤도 위성통신망은) 대만 디지털 회복력의 최후 방어선"이라고 평가하면서 대만이 자체 운영하는 게이트웨이 지상국이나 데이터 저장 요건을 갖추지 않을 경우 정부와 핵심 인프라 관련 데이터가 해외 감시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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