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바꾼 여름 소비…SNS 타고 번지는 전통시장 야(夜)시장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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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바꾼 여름 소비…SNS 타고 번지는 전통시장 야(夜)시장 열풍

르데스크 2026-07-22 11:10: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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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시민들의 외출 시간이 저녁 이후로 옮겨가면서 전국 전통시장 야시장이 새로운 여름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먹거리와 공연, 야경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야시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단순한 장보기 공간을 넘어 여름철 야간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역 주민뿐 아니라 가족 단위 방문객과 2030세대까지 유입되며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NS 타고 번지는 '야시장 투어'…전통시장, 폭염 속 여름밤 명소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에는 야시장 관련 콘텐츠가 빠르게 늘고 있다. 폭염을 피해 저녁 시간대 외출에 나서는 시민들이 증가하면서 시장별 대표 먹거리와 포토존, 방문 시간, 교통편 등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여러 야시장을 하루에 둘러보는 '야시장 투어' 콘텐츠까지 등장하며 전통시장이 새로운 여름 나들이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신관 4층 청년몰에서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운영되는 야시장에서는 청년몰에서 구매한 음식은 물론 냉동삼겹살 등 다양한 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다.

 

▲ 수도권 주요 전통시장 야시장 3곳 요약 비교.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야시장 곳곳에는 포토존도 마련돼 있었다. 전통시장의 정겨운 분위기와 재개발을 통해 들어선 청량리 초고층 아파트가 한눈에 들어오면서 오래된 시장과 현대적인 도시 풍경이 공존하는 독특한 야경을 연출했다.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야시장 공간을 둘러보는 방문객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SNS 반응도 뜨겁다. 인스타그램에는 #경동시장 게시물이 4만4000건 이상 올라와 있으며 #경동1960은 약 1000건을 기록하고 있다. 먹거리뿐 아니라 청년몰과 스타벅스, 포토존을 함께 즐기는 방문 후기가 이어지면서 장을 보는 공간을 넘어 복합 문화공간으로 소비되는 모습이다.

 

경동시장을 찾은 이소연 씨(32·여)는 "스타벅스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야시장 공간을 알게 됐다"며 "서울에서 야시장이라고 하면 한강달빛야시장이나 명동 일대 정도만 떠올렸는데 경동시장에도 이런 공간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야시장이 열리는 주말이면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몰로 올라가는 계단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평일에는 장을 보러 오는 손님이 대부분이지만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야시장을 찾는 방문객들이 꾸준히 이어진다"며 "안내 표지판을 크게 설치해 놓았는데도 처음 오는 분들은 '야시장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시흥은행나무시장에는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만 알려진 소규모 야시장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시장 내 손님들이 몰려 있는 가게의 모습. ⓒ르데스크

  

서울의 생활권 시장에서도 야시장은 새로운 소비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금천구 시흥은행나무시장에서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소규모 야시장이 열린다. 떡볶이와 치킨, 생맥주 등 다양한 먹거리를 부담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어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점포는 야시장 방문객을 위해 할인 세트메뉴도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시장 안에서 치킨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아직 외부에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라 손님이 엄청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한 번 방문한 분들이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오늘부터 사흘간 연휴라 일찍 문을 닫은 상인들도 많고 평소보다 손님이 적어 테이블과 의자를 따로 내놓지 않은 점포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올가을까지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마다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인지도는 SNS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은행나무시장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500여건에 불과하지만 이를 소개한 릴스 영상은 13만1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게시물에는 시장 먹거리뿐 아니라 이용 팁과 숨은 맛집, 주민들이 추천하는 코스까지 함께 소개되며 동네 시장 특유의 매력을 전달하고 있었다.

 

인근 주민 박상연 씨(41·남)는 "관광지 야시장은 메뉴 몇 개만 주문해도 비용 부담이 큰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세트메뉴를 할인해 판매하는 곳도 있고 평소 자주 찾던 단골 가게들도 참여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며 "동네 주민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야시장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전국 주요 야시장 관련 SNS 해시태그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서울을 넘어 수도권 전통시장에서도 야시장을 활용한 야간 관광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 지역 대표 축제와 연계하거나 특색 있는 먹거리를 앞세워 외부 방문객을 유치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경기도 오산시 오산역 인근 오색시장에서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야시장이 열린다. 시장 내 빨강길 골목을 중심으로 수제맥주와 닭강정, 꼬치, 전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며 젊은 층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오색시장은 당초 매달 끝자리가 3일과 8일인 날에만 장이 서는 전통 5일장이지만 정기 야시장을 운영하면서 장날이 아니더라도 방문객이 찾는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시장 대표 콘텐츠인 수제맥주를 앞세운 '야맥축제'가 지역 대표 축제로 성장하면서 시장 인지도도 함께 높아졌다.

 

SNS 반응도 활발하다. 인스타그램에는 #오색시장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1만건 이상 올라와 있으며 #오색시장야시장 관련 게시물도 100건을 넘어섰다. 게시물에는 시장 먹거리뿐 아니라 야맥축제를 즐기는 방법과 수제맥주 추천 코스, 숨은 맛집과 이색 상점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다수 공유되고 있다.

 

오색시장 야시장이 서울 주요 야시장에 비해 덜 알려져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시장에서 꼬치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야시장이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만 운영되다 보니 매주 열린다는 사실을 모르는 손님들이 아직 많은 것 같다"며 "축제 때처럼 붐비지 않아 오히려 오래 줄을 서지 않고 여유롭게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먹거리 넘어 공연·야경까지 즐기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모

 

▲ 야간데이트와 관련된 SNS 해시태그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전통시장 야시장의 인기는 SNS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인스타그램에서 #야시장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약 48만3000건의 게시물이 등록돼 있으며 #야시장투어는 약 1만4000건, #야간데이트는 약 2만4000건에 달한다. 단순한 방문 인증을 넘어 시장별 특징과 이동 동선까지 상세하게 소개하는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야시장이 여름철 대표 나들이 코스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특히 '서울 야시장 추천', '수도권 야시장 투어', '동네 주민만 아는 숨은 야시장' 등 여러 시장을 비교하는 콘텐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게시물 하나만으로 이동 동선을 계획할 수 있을 만큼 정보가 구체화되면서 SNS가 야시장 방문을 이끄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시장의 역할도 바꾸고 있다. 과거 장을 보거나 생필품을 구매하던 공간에서 벗어나 먹거리와 공연, 야경, 체험을 함께 즐기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폭염으로 야간 소비가 늘어난 데다 SNS를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주로 찾던 생활권 전통시장까지 새로운 여름 명소로 재조명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역 상인들 역시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과거에는 장날이나 지역 축제 기간에만 방문객이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SNS를 통해 시장을 알게 된 젊은 층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주말 저녁마다 꾸준히 유입되면서 전통시장의 고객층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시장은 청년몰과 공연, 포토존 등을 결합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등 야시장을 지역 대표 콘텐츠로 육성하기 위한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과 고물가, 야간 소비 증가라는 사회적 변화가 맞물리면서 전통시장 야시장이 단순한 계절성 행사를 넘어 지역 상권 활성화를 이끄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SNS를 통한 정보 공유가 더해지면서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만 찾던 생활권 전통시장까지 새로운 소비 공간으로 주목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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