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운전자 자진반납 2%대 머물러…‘조건부 면허’ 도입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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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운전자 자진반납 2%대 머물러…‘조건부 면허’ 도입 목소리

투데이신문 2026-07-22 10:53: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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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5일 인천 남동구 도로교통공단 인천운전면허시험장에서 고령운전자들이 교통안전교육을 수강하기 위해 교육장 안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11월 25일 인천 남동구 도로교통공단 인천운전면허시험장에서 고령운전자들이 교통안전교육을 수강하기 위해 교육장 안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지난해 고령운전자 100명 가운데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한 사람은 2명꼴에 그치면서 현행 자진반납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이에 고령운전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면서도 국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을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오고 있다.

22일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실이 경찰청과 국회입법조사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1~2025년)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는 3.6% 증가했지만 65세 이상 고령운전자는 401만명에서 563만명으로 40.2% 늘었다. 이는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증가율의 11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 기간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20만3130건에서 19만3889건으로 4.5% 감소한 반면, 고령운전자가 낸 사고의 비중은 15.7%에서 23.7%로 8.0%p 증가했다. 사고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령운전자가 차지하는 몫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일에는 강원 강릉과 경기 성남에서 고령 운전자들이 몰던 승용차가 건물과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잇달아 일어났다. 지난달 21일 부산에서는 70대 운전자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인도를 걷던 보행자 4명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0대 여성과 70대 여성이 사망했다.

이에 정부는 2018년부터 고령운전자에게 면허 자진반납을 권고해 왔다. 면허를 자진 반납할 시 상품권이나 교통카드를 지급하는 등의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노력을 이어왔지만 반납률은 5년째 2%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반납률은 2.51%으로 100명 중 2~3명꼴에 그친다.

운전면허 자진반납이 저조한 배경에는 고령운전자 상당수에게 운전이 생업과 직결된 이동수단이라는 점이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를 보면 65세 이상 농업인 중 운전면허 소지자의 94.8%는 생업으로 인해 차량이 필요하고 대중교통 이용의 어려움을 이유로 반납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운수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2024년 말 기준 전체 운수업 종사자 81만4737명 가운데 25%인 20만5846명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에게 운전면허 반납은 곧 생계 수단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자체들이 10만~50만원의 면허 반납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생계 단절에 따른 부담을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단순히 운전면허 자진반납을 확대하기보다 운전을 지속하더라도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에서는 이미 같은 접근으로 제도화가 진행 중이다. 일본은 2022년 5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서포트카 한정면허’ 제도를 신설했다. 자동긴급제동장치(AEBS)와 페달 오조작 급발진 억제장치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갖춘 차량에 한해서만 운전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신체 능력이 떨어져도 차량의 안전장치가 이를 보완해 대형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복 의원은 이런 문제의식을 법안에 담아 지난해 12월 7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부착하면 그 대가로 면허 갱신과 적성검사 주기를 완화해 주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생계 등의 이유로 면허를 자진 반납하기 어려운 고령운전자에게 운전면허를 일률적으로 유지하거나 반납하도록 하는 대신, 운전 가능 시간·구간 등을 제한하는 조건부 면허를 통해 안전과 이동권을 함께 보장하자는 것이다. 관련 안전장치 보급이 확대되면 고령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대형 교통사고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된 채 7개월 넘게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복 의원은 “생계형 고령운전자가 상당수인데 실질적 대책 없이 반납만 권유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과학기술로 고령운전자의 이동권과 국민의 안전을 동시에 지킬 수 있도록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신속한 심사와 통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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