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빌리프랩
[스포츠동아 곽현수 기자] 이 회사, 진짜일까? 아이돌이 앨범 대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회사’를 먼저 팔기 시작했다.
최근 아이돌이 정체불명의 기업과 제품을 먼저 내놓고, 팬들이 그 안에 숨은 단서를 쫓아 신곡과 세계관에 녹아들게 만드는 ‘페이크 광고’형 프로모션에 나섰다.
엔하이픈은 8월 21일 미니 8집 ‘THE SIN : BLISS’ 발매를 앞두고 뱀파이어 사회에 존재하는 가상 기업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시작은 전 세계 어디든 원하는 물건을 빠르고 은밀하게 전달한다는 특수 운송업체 ‘ROUTE’다.
멤버들은 운영 총괄과 현장 요원 등 회사 직원으로 변신해 실제 기업 광고처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별도의 홈페이지에는 회사 소개와 배송 조회 기능까지 구현했다.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실제 업체 광고로 착각할 정도다.
여기에 천 년 동안 자산을 지켜준다는 은행 ‘MIDNIGHT BANK’, 뱀파이어 전용 부동산 업체 ‘CENTURIES’도 등장했다. 필수 영양소를 농축했다는 영양식 ‘NOOMAX’와 뱀파이어를 위한 수면용품 ‘DORMANT’까지 내놨다. 뱀파이어들이 돈을 맡기고 집을 구하며 생활하는 하나의 사회를 구현해 냈다.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신인 그룹 나우즈도 비슷한 방식으로 새 프로젝트를 예고 중이다. 샐러드 배달 업체처럼 꾸민 ‘DAY_AND Salad’ 홈페이지를 열고, 멤버들을 상추·오이·토마토·아보카도·닭가슴살 등 샐러드 재료로 변신시켰다. 홈페이지에는 메뉴 선택부터 주문 접수와 배송 조회까지 쇼핑몰의 기능을 그대로 옮겼다.
앞선 두 팀의 프로모션 방식이 처음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꽃 ‘스메랄도’를 든 사진과 가상의 꽃집 블로그를 공개했다. 팬들은 꽃의 전설과 게시물의 날짜를 분석하며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냈다. NCT WISH도 지난해 서울 시내버스에 ‘위시젤리’ 신입사원 채용 광고를 내걸었다. 평범한 구인 광고처럼 보였지만, 이후 새 앨범 ‘팝팝’의 홍보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가상 광고를 통한 프로모션의 핵심은 앨범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지 않는 데 있다. 낯선 회사와 제품은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무대 위 정돈된 모습만 보여주던 아이돌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곽현수 기자 hskwak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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