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다.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는 대한민국 분야별 대표 리더들이 미국 현지에서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메모리와 AI 산업 전반의 협력을 강화하고 최근 불거진 AI 시장 정체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9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 전 취재진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삼성, SK, 네이버, 엔비디아 최고경영진이 참석하는 라운드테이블 형식의 회동이 추진되고 있다.
이번 회동에는 이 회장, 최 회장, 이 의장, 황 CEO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생성형 AI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인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의 참석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성사될 경우 메모리 반도체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성형 AI 서비스 등 글로벌 AI 생태계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 기업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사실상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황 CEO는 지난달 초 한국을 방문해 삼성, SK, 현대차, LG,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을 만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한국 리더들과 회동을 추진하며 국내 기업들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재확인하고 있다.
이번 회동은 메모리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AI 칩의 엔비디아, 생성형 AI 서비스의 네이버·오픈AI·앤트로픽 등 글로벌 AI 시장의 핵심 축들이 총출동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각 사의 강점을 결합한 '합종연횡' 동맹을 더 공고히 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글로벌 AI 시장에서 메모리 공급국을 넘어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점도 이런 경쟁력을 잘 보여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에 도착, '억만장자들의 여름 캠프'로 불리는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도 양사의 HBM4 탑재가 확정적인 상황이다. 또한 두 회사는 오픈AI의 자체 AI 칩에 메모리를 공급함은 물론 지난해 수백조 원 규모의 차세대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협약도 체결한 바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의 협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플랫폼에 탑재될 추론용 언어처리장치(LPU) '그록 3'의 파운드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앤트로픽과 2나노 공정을 활용한 AI 칩 생산 논의를 진행하는 등 협력의 폭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 역시 이번 회동을 통해 GPU 서버,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설비 등 물리적 인프라에 AI 모델과 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하는 'AI 팩토리' 구축 사업과 관련해 엔비디아 등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연쇄 회동을 통해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AI 피크아웃(성장 고점 후 하락)'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미래 청사진이 제시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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