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영민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24일 종료되는 10% 임시 보편관세를 대신할 새 관세 부과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막는 제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60개국에 10~12.5%의 추가 관세를 매기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의 비상권한에 근거한 광범위한 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기존 관세를 이어갈 법적 근거도 달라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에 따른 강제노동·과잉생산 조사 등을 통해 임시관세를 대체하거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강제노동 규제 수준 따라 차등…60개국 10~12.5%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 수십개국을 대상으로 새 관세를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장 부과될 관세는 현재 적용 중인 10%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미 행정부는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날 CNBC 인터뷰에서 “강제노동 문제와 관련한 무역법 301조 조치를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발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USTR은 지난달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금지 제도와 집행 수준에 따라 60개 경제권의 전체 상품에 10% 또는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금지 제도를 시행하거나 미국과 관련 협정을 체결한 경제권 등에는 10%, 나머지에는 12.5%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USTR 공식 명단에는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멕시코, 영국 등 14개국이 10% 관세 부과 대상으로, 나머지 46개국은 12.5%가 제안됐다.
◇122조 임시관세 24일 종료…150일 시한 만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대부분의 교역국에 10~50%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대통령이 IEEPA를 관세 부과 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적용해 대부분의 교역국 상품에 10%의 임시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122조는 심각한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해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최대 15%의 관세를 150일 동안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연장에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며 현재 관세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24일 오전 0시 종료된다.
10% 임시관세에서는 의약품과 일부 전자제품·핵심광물·농산물, 승용차와 일부 상용차·부품, 항공우주 제품 등이 제외됐다.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가 적용되는 상품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에 따라 무관세로 수입되는 캐나다·멕시코산 상품도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월간 관세 수입은 지난해 10월 314억달러를 웃돌았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 환급이 늘면서 감소했다. 지난 6월에는 수입업체에 돌려준 관세가 신규 징수액보다 많아 25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과잉생산 16개국 조사…한국 추가 관세 가능성
새 관세는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할 예정이다. 법령은 미국의 교역에 부담을 주는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외국의 무역 관행에 관세와 수입제한 조치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의견 수렴과 공청회 등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세율 상한은 없다. 조치는 4년 뒤 재검토를 거쳐 연장할 수 있다.
미 행정부는 강제노동 조사와 별도로 주요 교역국의 구조적인 과잉생산이 세계시장 가격을 낮추고 미국 제조업체에 피해를 주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대상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EU, 일본, 인도, 멕시코,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등 16개국이다.
새 관세 부과는 과잉생산 조사가 마무리된 후, 부과될 예정이다. 시행 시점은 11월 중간선거 이후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AP통신은 무역 변호사 라이언 메이저러스의 발언을 인용해 “미 행정부가 한두 달 안에 추가 고율관세 부과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추가 관세 확대에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FT 보도에 따르면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교역 상대국과의 관계 안정과 지난해 체결한 관세 인하 합의를 이유로 관세 대상과 수준의 조정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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