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산’이 저조한 시청률로 결국 멤버들이 단체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초반에는 ‘등산’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회차에선 산에서 벗어난 다양한 기획이 거듭되면서 독창적인 색깔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수 예능을 노렸지만 12부작으로 종영할 위기인 가운데 남은 3회 동안 초심을 찾고 반전을 꾀할지 이목이 쏠린다.
MBC 예능 ‘최우수산’은 산 속에서 펼쳐지는 각종 미션을 통해, 정상을 향한 처절한 경쟁을 펼치는 생고생 산(山)중 버라이어티로, 지난 5월 첫 방송했다.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탄 유세윤과 후보였던 일명 ‘패배자들’인 장동민, 붐, 양세형에 대세로 떠오른 허경환이 메기로 합류했다. 이들 5명 중 진정한 1인자를 가린다는 설정에서 시작된 기획으로, 방송 초기부터 ‘정규 예능’을 목표로 내걸었던 프로그램이다. 일요일 오후 6시 KBS2 ‘1박 2일 시즌4’, SBS ‘런닝맨’과 동시간대 편성에 야외 버라이어티라는 형식 또한 같아 전면승부를 꾀했다.
1회부터 5회까지 멤버들은 산 정상에 오를 때까지 다양한 게임과 미션을 수행하며 도토리를 모아야 한다는 세계관을 구축했고, 몸소 아차산, 용마산, 대둔산, 금강산 등을 등반하며 타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보여줬다. 시청률은 1~2%대로 높지 않았지만 ‘등산’이라는 확실한 콘셉트와 방송에서 소개된 등산 코스는 산을 좋아하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며 조금씩 팬덤을 형성하는 흐름이었다. 이에 5회가 끝난 후 7회 연장을 확정한 뒤 약 한 달간 재정비를 6회부터 방송을 재개했다.
그러나 정작 6회부터 시청률이 더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러 이유가 꼽히지만 가장 많은 혹평 요인은 재정비 이후 등산 콘셉트를 접고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는 게 프로그램의 본질을 헤친다는 점이다. 6회부터 멤버들은 등산을 기피하며 복장마저 산을 오르기를 거부하듯 평상복 차림으로 등장했으며, 산이 아닌 양평 두물머리에서 게임을 시작했다. 7회는 ‘최우수 산적’ 편으로 멤버들과 방송인 조혜련이 게스트로 출연, 이들이 산적으로 변신해 MBC 사옥을 털러가는 에피소드로 그려져 기존 콘셉트와는 더욱 멀어졌다.
그런가 하면 8, 9회는 갑자기 일일 횟집에 도전하며 리센느, 김준호, 신봉선 등을 초대해 요리를 대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버라이어티적인 요소는 완전히 사라졌고 예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토크쇼, 요리 예능의 모습을 따랐다. ‘최우수산’에서 ‘수산’을 따와 횟집 운영으로 이어진 것인데, 시청자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요즘 예능에서 보기 드물게 산을 오르며 생고생하는 콘셉트의 진정성 때문에 본 건 데 최근 회차들은 너무 쉽게 가려고 하는 것 같다”며 “초심을 찾아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우수산’은 편히 방송을 해 날로 먹는다는 비판을 받는 ‘날먹방송’이 아니라 생고생 리얼리티로 주목을 받았다. 마치 초창기 ‘무한도전’처럼 출연진이 진짜 고생을 하는 진정성이 다른 버라이어티와 차별점을 이뤘다.
물론 제작진과 출연진 입장에선 매주 ‘등산’ 콘셉트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게 체력적 한계 등 어려움도 존재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겨우 6회차만에 프로그램 정체성을 흔드는 무리한 콘셉트 전환이 다소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낮은 동네 산도 많은데”라며 꼭 정상을 향한 하드코어한 산행이 아니더라도 ‘산’이라는 공간의 특수성과 본연의 매력을 지킨 변화였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콘셉트 변경도 폭우 등 기상 변화로 인해 급하게 조정을 한다는 설정이었다면, ‘무한도전’ 우중 특집처럼 ‘감다살’이란 평을 들었을 수 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다만 예능계에서 오랜 시간 활약해온 멤버 5명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호기심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아직 서로 합을 맞추는 단계니 좀 더 두고 보면 재밌는 장면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지금 멤버들 구성은 정말 좋다. 잘 됐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냈다.
‘최우수산’은 일단 앞으로 3회 방송이 남아있는 상황으로, 그 이후에도 정규 방송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향후 시청률 추이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제작진은 남은 회차는 다시 산을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를 준비할 것으로 전해졌다. 10회는 예고편을 통해 붐이 첫째 딸을 최초로 공개하며 시선을 모았고, 본방송에선 멤버들이 아이들과 산을 가는 모습이 그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무한도전’도 초반에는 제대로 콘셉트를 잡지 못했으며 시청률도 낮아 존폐의 위기를 겪었다. 그럼에도 진정성이란 키워드와 캐릭터성을 만들어내면서 대한민국 대표 예능으로 거듭 났다.
‘최우수산’은 멤버들의 캐릭터성은 이미 잡혀있는 만큼, 진정성이 승부수가 될 터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1박2일’과 ‘런닝맨’은 숱한 생고생과 진정성 논쟁 끝에 국민 예능으로 살아남은 프로그램들이다. 그런 프로그램들과 경쟁을 해야할 ‘최우수산’이 초심을 되찾고 장수 예능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남은 회차들을 지켜봐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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