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이 직접 쓴 서예 작품 ‘공수레공수거(空手來空手去)’가 온라인 경매에서 1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경영난으로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 월간 ‘샘터'가 잡지 재기를 위해 내놓은 소장품으로, 시작가의 6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케이옥션은 21일 진행한 7월 온라인 경매에서 이 회장의 붓글씨 ‘공수레공수거’가 1억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작품은 1천500만원부터 경매가 시작됐으며, 11일 동안 모두 37차례 응찰이 이어진 끝에 최종 낙찰가가 결정됐다.
경매 막바지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마감 당일 오전까지 2천800만원 수준이던 입찰가는 오후 들어 6천만원까지 치솟았고, 종료 직전해는 500만원 단위로 가격이 오르며 두 응찰자가 경합을 벌였다. 결국 마감 시각인 오후 4시 55분 1억원에 낙찰이 확정됐다.
이번 작품은 이 회장이 1981년 샘터 창립자인 고 김재순 전 국회의장에게 써준 글씨로, 이후 즐겨 쓰게 된 ‘공수레공수거’ 서예의 출발점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이 탄생한 배경에도 일화가 담겨 있다. 김 전 의장은 이 회장 자택에서 ‘공수레공수거’ 글귀를 본 뒤 “대한민국 최고 부자가 이 글을 써야 가장 설득력 있다”며 직접 붓글씨를 부탁했고, 이 회장은 약 1년간 연습한 끝에 만족할 만한 작품을 완성해 먹과 벼루를 함께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샘터 측은 이 작품이 사실상 ‘공수레공수거’ 연작의 첫 번째 작품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해당 작품은 그동안 샘터 이사장실에 걸려 있었지만, 잡지 운영난이 심화되면서 경매에 나오게 됐다. 창간 56년을 맞은 샘터는 올해 1월호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다.
김성구 샘터 발행인은 앞서 “샘터를 다시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소장품까지 내놓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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