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보험업계가 쿠팡 인천 물류센터 화재의 손실 규모와 보험금 지급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형 물류시설 특성상 재보험을 통한 위험 분산 체계가 작동해 보험사의 재무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대형 물류센터 보험료 인상과 인수 심사 강화 등 기업성 보험시장 전반의 위험관리 기준이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8시께 인천 서구 석남동 쿠팡 제32물류센터 화재의 큰 불길을 잡고 초진을 선언했다. 이는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쯤 화재 발생 약 61시간 만이다. 21일 국가소방동원령을 유지한 채 잔불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는 지상 8층, 연면적 29만9000㎡ 규모로 전국 쿠팡 물류시설 가운데 대구센터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지난 2021년 화재로 전소된 이천 덕평물류센터(연면적 12만7000㎡)와 비교하면 약 2.3배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보험금 규모를 예단하기 어렵다. 화재 진압이 완료되면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원인 조사가 진행되고, 이후 보험사들은 현장 실사를 통해 건물과 설비, 재고자산별 피해 규모를 산정하게 된다. 대형 물류센터 화재는 원인 규명과 과실 비율 산정, 손해사정, 보험사 간 책임 범위 조정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최종 보험금 확정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사례가 많다.
업계에서는 정확한 손실 규모는 손해사정 결과가 나와야 확인할 수 있지만, 과거 대형 물류센터 화재 사례와 피해 범위를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추정 손실에는 건물과 설비, 재고자산 피해뿐 아니라 화재로 인한 물류 운영 차질과 영업 손실 등 간접 비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쿠팡은 제32물류센터의 화재보험 계약을 분리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보험은 DB손해보험을 비롯한 7개 보험사가 공동 인수 형태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가 재고자산 부문의 주간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재고자산의 가치와 피해 범위가 최종 보험금 산정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센터는 건물 자체보다 내부에 적재된 상품 손실 규모에 따라 전체 피해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기와 그을음, 고열, 소화수로 인한 2차 피해도 변수다.
인접 구역 재고 손실과 설비 복구 비용, 물류 이전 및 영업 차질에 따른 간접 손실까지 고려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단순한 물적 피해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건물과 주요 설비의 재구축 여부에 따라 손실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보험금 지급까지 발생하는 시차로 인해 쿠팡이 화재 손실을 먼저 회계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화재 원인 조사와 손해사정, 보험사 간 책임 범위 조정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대형 물류센터 화재는 최종 보험금이 확정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는 단기적으로 화재 관련 손실이 실적에 선반영되면서 쿠팡의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쿠팡은 2021년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약 3400억원의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했으며, 보험금은 사고 발생 약 3년 뒤인 2024년 4분기에야 2441억원을 수령해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형 물류센터 특성상 피해 규모가 확정될 경우 손실 상당 부분이 보험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천억원 규모의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하는 데다 재고자산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보상이 가능하도록 계약을 설계하기 때문이다. 최종 보험금은 화재 원인 조사와 손해사정 절차를 거쳐 건물 손상 범위, 복구 가능 여부, 재고자산 피해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확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손해사정 절차가 마무리되고 보험금 규모가 확정되면 관련 금액이 순차적으로 실적에 반영돼 화재로 인한 손실 부담을 일부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개별 보험사의 단기 실적과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대규모 집하시설은 초과손해액재보험(XOL) 등을 활용해 일정 한도를 초과하는 손실을 재보험사가 부담하도록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최종 손해액이 확정되면 공동인수 비율과 재보험 계약 조건에 따라 원보험사와 국내외 재보험사가 위험을 나눠 부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화재를 계기로 대형 물류시설의 잠재 위험이 다시 부각된 만큼 기업성 보험시장 전반의 위험관리 기준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료 현실화와 언더라이팅(인수심사) 강화는 물론 재보험 인수 조건 조정 등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화재에서 보험사의 가장 큰 부담은 인명 피해에 따른 배상책임인데 이번 사고에서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시설 대부분이 쿠팡 소유 자산이고 공공시설 피해도 제한적인 만큼 배상책임에 따른 추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손해액은 현장 조사와 손해사정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대형 물류시설에 대한 위험 평가와 보험 인수 기준은 한층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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