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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2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관세 발표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곧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We expect to see some action soon)”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시점을 밝힐 수 없다”며 “관련 내용을 공개하기 전에 의회와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 먼저 설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어 대표의 발언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 수십개국을 대상으로 새로운 관세를 발표할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를 추진하는 것은 기존 관세의 효력이 이번 주 종료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4월 발표했던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상호관세를 무효화하자, 1974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대부분 국가에 10%의 일괄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 조치는 오는 25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을 기해 효력이 종료된다. 의회가 이를 연장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의 긴급권한 대신 보다 안정적인 통상법 절차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핵심은 1974년 무역법 301조(Section 301)다. 미국은 지난 3월 강제노동 관행과 제조업 과잉생산을 이유로 각각 301조 조사를 시작했고, 이후 공청회 등을 거쳐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다.
미국무역대표부는 지난 6월 강제노동 문제를 이유로 60개 경제권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최대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FT에 따르면 이번 주 발표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관세도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진되며 10~12.5% 수준이 유력하다. 이는 현재 적용 중인 10% 관세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대법원이 문제 삼았던 대통령의 비상권한 대신 통상법상 조사 절차를 활용해 관세 정책을 지속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어 대표는 강제노동 문제가 새로운 관세의 핵심 명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는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거래를 금지하는 법률이 있지만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그런 법이 없고, 법이 있더라도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301조 관세 대상인 60개 경제권은 미국 전체 교역의 약 99%를 차지한다”며 “이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가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행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향후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추가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FT는 미국 정부가 별도의 무역조사를 통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권한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대법원 판결 이후 대통령 긴급권한 대신 개별 통상법 절차를 활용해 단계적으로 고율 관세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추가 통상 압박 대상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국이 별도로 진행 중인 제조업 과잉생산 관련 301조 조사 대상에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인도,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멕시코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관세는 강제노동 조사를 근거로 하지만 제조업 과잉생산 조사 역시 향후 추가 관세의 법적 근거가 될 가능성이 있어 한국 기업들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관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전날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앞서 브라질산 제품에도 25% 관세를 매겼다. 지난해 여러 국가와 무역협상을 통해 일부 관세를 낮췄음에도 여전히 관세를 핵심 외교·통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백악관 내부에서는 무리한 관세 인상이 경제와 정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고위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해 체결한 무역합의를 존중하고 교역국들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최근 핵심광물과 항공기 부품에 대한 두 건의 무역조사에서는 즉각적인 관세 부과보다 교역국들과 협상을 이어가는 방안이 권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쇠고기와 커피 등 주요 소비재에는 광범위한 예외를 인정하고 철강·알루미늄이 포함된 일부 제품의 관세도 완화하는 등 초기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관세 확대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 내 물가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미국 휘발유 가격도 이번 주 갤런당 4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관세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수입물가와 소비자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어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의 통상 자문회사 록크리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스마트 대표는 FT에 “관세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치 환경과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이라며 “이런 요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더욱 공격적으로 인상하는 데 제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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