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이 끝나고 문이 열리면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가평에서 두 곳의 영화관을 운영하며 늘 마주하는 장면이다. 나오는 얼굴들은 아직 영화 속에 남아 있다. 눈빛이 조금 들떠 있고, 주인공과 함께 달리고 사랑하고 꿈을 꾼 사람의 표정이다. 영화관은 어쩌면 우리 동네에 남은 마지막 ‘꿈꾸는 방’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표정이 얼마나 오래갈까 늘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은 그렇게 꿈꾸는 시간을 자기 삶에서 자꾸 뒤로 미룬다. 돌아보면 우리는 모두 살아가면서 조금씩 꿈을 내려놓는다. 하루를 사는 일에 밀려서, 나이 탓을 하며, 그러다 언제부턴가 잃어버린 줄도 모른 채 살아간다. 한숨만 쉬다 하루를 그냥 보내고 그렇게 흘러가는 날들 속에서 꿈은 소리 없이 지워진다.
올해 정규음반 작업을 하다 보니 어느새 영화관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영화관 로비에 서서 보던 얼굴들이 자꾸 떠올랐던 모양이다. 곡 제목은 ‘영화 속에는 여전히 꿈이’다. 후렴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꿈을 잃지 말고 살아가요.”
다만 무겁게 만들지 않았다. 꿈을 잃지 말라는 말을 훈계처럼 하고 싶지 않아서 경쾌한 리듬 위에 얹었다. 아무리 무거운 이야기라도 좋은 영화는 관객을 짓누르지 않는다. 음악도 그래야 한다고 늘 생각한다.
오랜 시간을 음악과 함께 살아왔다. 돌아보면 나를 여기까지 걷게 한 것은 재능도 운도 아니었다. 놓지 않은 꿈이었다. 꿈이 있는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앞을 보고 꿈을 잃은 사람은 아무리 젊어도 이미 뒤만 돌아본다.
꿈을 향해 달리는 일이 스크린 속 주인공의 몫만은 아니다. 우리 삶이야말로 단 한 번 상영되는 영화이고 그 주인공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오늘 힘들어도 꿈을 잊지 말자. 어둠을 지나면 새벽이 오듯 꿈은 다시 피어난다. 노래의 마지막에 나는 일곱 번을 반복해 외친다. “꿈을 잃으면 안 돼.” 당신의 영화는 아직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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