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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경찰 순환인사 확대 방침을 발표하면서 대전 경찰 내부에서도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경찰관의 비위를 이유로 조직 전체의 근무 체계를 바꾸는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과 함께 수사 전문성 저하, 장거리 출퇴근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대전경찰청 내부에서는 실제 시행 여부와 적용 대상, 이동 범위 등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집단행동 등 대응 방식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이달 16일 '경찰 수사 내부 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수사 부서 순환인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관과 피의자 사이의 유착 및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대책이다. 정부는 경찰관이 한 지역에 장기간 근무하며 형성될 수 있는 유착 관계를 차단하고 수사의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대책 발표 이후 일선 경찰관들의 반발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찰 내부망에는 순환인사 확대 방침을 비판하거나 직장협의회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는 글과 성명문이 잇따라 게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도 내부망에 "대응이 지나치게 과할 뿐 아니라 진단도 잘못됐다"며 "일부 경찰관의 비위를 이유로 조직 전체 구성원에게 책임을 묻는 연좌제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현장에서는 순환인사가 유착 차단 효과보다 수사 전문성 저하와 근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관이 일정 기간마다 다른 지역이나 부서로 이동할 경우 장기간 축적한 수사 경험과 지역 범죄에 대한 이해를 활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진행 중인 사건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사건 처리 속도까지 늦어져 수사 적체가 심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거리 출퇴근과 이중 주거비, 자녀 교육, 배우자 직장 등 현실적인 문제도 반발의 배경이다. 경감 이하 경찰관들은 대부분 특정 시·도경찰청에서 근무할 것을 전제로 해당 지역에 생활 기반을 마련해왔기 때문이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21일부터 22일까지 경찰청과 정기 실무협의를 열고 순환인사 확대 문제를 주요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정부가 순환인사를 강행할 경우 집회는 물론 수사 전문 인력 자격인 '수사경과'를 반납하는 운동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나온다.
대전경찰청 내부에서도 정부 대책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순환인사를 광범위하게 적용할 경우 정상적으로 근무해온 경찰관들까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반발이다.
다만 대전경찰청 직장협의회는 전국 단위의 집회나 수사경과 반납 운동에 즉각 동참하는 데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순환인사의 시행 여부와 적용 계급, 이동 주기와 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대응 수위를 먼저 정하는 것은 이르다는 판단이다.
대전경찰청 직장협의회 관계자는 "대전경찰청 내부에서도 순환인사 확대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찰관의 근무·생활 여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지침이 내려온다면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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