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오른쪽)과 인공지능 카타고의 3국 대국 모습. 왼쪽은 대리 착수를 맡은 이단비 초단이다. 사진제공 |한국기원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인간 대표 신진서 9단이 바둑 인공지능 카타고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쎈수학·한경 기신전’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신진서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회 3국에서 카타고를 221수 만에 흑 11집 반으로 꺾었다. 17일 1국을 내준 뒤 19일 2국에서 승리한 신진서는 최종국까지 잡아내며 종합 전적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3국에서는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판을 운영했다. 주최 측은 신진서가 단 한 차례의 실수도 기록하지 않은 완벽한 내용으로 승리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신진서는 대국 후 “오늘 대국은 큰 전투 없이 손해를 보지 않고 있다는 확신 속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이끌었다”며 “더 잘 둔 바둑은 3국이지만, 난이도가 훨씬 높았던 2국의 승리가 더 뿌듯했다”고 돌아봤다.
이번 대국은 신진서가 두 점을 먼저 놓고 시작하는 2점 접바둑으로 진행됐다. 신진서는 “이번 대회를 통해 2점 접바둑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조금이라도 잘못 두면 여전히 힘든 승부여서 유리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향후 더 어려운 조건에서 벌어질 AI와의 대결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2점 접바둑에서 AI에게 2~3집 정도의 덤을 준다면 매우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도전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팬들에게는 “1국 패배 후에도 끝까지 응원해 주신 팬들 덕분에 2국과 3국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바둑 AI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을 계기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주최 측에 따르면 카타고는 당시 알파고보다 2~3점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진 AI다.
신진서가 카타고를 상대로 2점 접바둑에서 두 판을 따낸 이번 결과는 인간 최고 기사가 강력한 AI와 경쟁할 가능성을 보여준 성과로 기록됐다.
대국 후 시상식에서는 홍범준 좋은책신사고 대표가 신진서에게 대국료 1억5000만 원과 승리수당 1억 원을 전달했다. 신진서는 총 2억5000만 원과 특별 부상인 제네시스 G90을 받았다.
‘쎈수학·한경 기신전’은 한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했다. 좋은책신사고는 대회를 기획하고 후원했다.
한 차례 패배를 딛고 두 판을 연속으로 잡아낸 신진서의 역전승은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바둑계에 새로운 경쟁 가능성을 남겼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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