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민주당 전당대회, 시작과 함께 사실상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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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민주당 전당대회, 시작과 함께 사실상 끝났다?

폴리뉴스 2026-07-21 16:54:51 신고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김보미(왼쪽부터)·고민정·김민석·정청래·송영길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김보미(왼쪽부터)·고민정·김민석·정청래·송영길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21일 예비경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관심을 모으는 당대표 선거에는 5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친명' 후보로 꼽히는 김민석 후보가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빠르게 굳혀가는 모양새다. '당심'에 호소하고 있는 정청래 후보가 남은 기간에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선거가 싱겁게 끝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전체 투표의 70%를 차지하는 권리당원의 1인 1표제는 막판까지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 성공' 외치지만 적임자 경쟁 구도는 실종

표면적으로 볼 때 이번 전당대회는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를 맞아 누가 더 정부의 국정 운영을 잘 뒷받침할 것인가를 겨루는 선거다. 하지만 정작 선거의 양상은 그러한 적임자를 가리는 정책적 비전 경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른바 '빅2'를 형성하고 있는 김민석·정청래 후보는 공히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차기 총선·대선 승리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는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접근법과 방법론은 완전히 다르다. 김 후보는 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지속적인 외연 확장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정 후보는 강력한 선명성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개혁과 범여권 통합·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명심' 등에 업은 김민석, '친명 대표주자'로 자리매김

초반 기세는 확실히 김 후보 쪽으로 기운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김민석 총리의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은 큰 소리나 잡음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제가 제시하는 방향대로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며 "역사적으로 이렇게 단기간 내에 구체적 성과를 많이 낸 내각이 있을까 싶을 정도"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또 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인다"고 했다. 김 후보의 능력과 성과를 강조하는 동시에 전당대회 도전 행보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6·3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서는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다르고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제사를 지내면 정말 온 마음을 다해야 하지, '끝나면 어떻게 즐겁게 놀아볼까' 이렇게 하면 되겠나"라며 "겸손한 자세로 죽을힘을 다하는 것하고 딴 마음 먹는 것은 완전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 후보에 대한 비판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이 대통령이 사실상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만들어지면서 당내에서는 김 후보가 '명심'을 얻은 확고한 친명 대표주자라는 인식이 뿌리내렸다. 권리당원들이 이번 당대표 선거의 최고 기준을 '이재명 정부 뒷받침'으로 삼는다면 김 후보에게 표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와 관련해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정청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이재명 대통령은 레임덕에 빠지고 국정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프레임이 형성돼 있다"며 "권리당원들도 어렵게 만든 이재명 정부가 임기 초반부터 흔들리는 상황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권리당원은 일반 유권자가 아니라 정치 흐름을 가장 민감하게 읽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메시지를 낸 의미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확실히 밀어주는' 호남 민심, 鄭 보단 金에 가까워

여기에 민주당의 뿌리이자 핵심 기반으로서 그간 전당대회 결과를 좌지우지해 온 호남의 표심도 이를 뒷받침한다. 역사적으로 자신들이 만든 정권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온 호남 민심의 특성상 정권 성공에 방점을 둔 김 후보에게 무게중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8일과 19일 양일간 전남광주·전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무선ARS 방식) 결과에 따르면 차기 민주당 대표 선호도는 김민석 35.7%, 정청래 24.8%, 송영길 13.8%, 고민정 3.7%, 김보미 2.5% 순으로 나타났다. 권리당원 추정자 29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김민석 44.6%, 정청래 26.9%, 송영길 15.2%로 집계돼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 차기 민주당 대표 1순위 지지도 여론조사.[표=조원씨앤아이]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 차기 민주당 대표 1순위 지지도 여론조사.[표=조원씨앤아이]

이번에 실시되는 선호투표제를 적용한 결과로 살펴봤을 때 1순위로 김 후보를 선택한 권리당원층의 2순위는 송영길 59.9%, 정청래 14.4%로 집계됐다. 송 후보를 선택한 권리당원층의 2순위는 김민석 61.3%, 정청래·김보미 8.8%로 조사됐다. 김 후보와 송 후보 지지층이 견고하게 결합돼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친민주당 성향으로 거대 영향력을 가진 김어준 씨가 최근 사실상 중립지대로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당초 정 후보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지난 8일 자신의 방송에 출연한 김 후보의 비상계엄 당일 CCTV 영상을 공개하며 의혹을 해명할 기회를 줬다. 

변수는 150만 권리당원…순회경선 기선제압도 관건

그러나 이번 선거가 이대로 끝날 것이라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바로 1인 1표제로 대표되는 권리당원의 막강한 영향력 때문이다.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투표는 대의원 및 권리당원 70%, 국민여론조사 30%로 치러진다. 숫자상으로 보면 약 1만 5000명 내외인 대의원에 비해 권리당원은 150만명을 웃돈다. 표의 가치가 대등해진 1인 1표제 하에서는 권리당원의 표심이 전체 판세를 좌우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출마한 정청래 전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출마한 정청래 전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정 후보가 주장하는 강력한 개혁 노선과 강경한 대여 투쟁에 호응하는 강성 당원들이 대대적으로 결집할 경우 예상 밖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서 "이 대통령이 선택한 노선을 존중하는데 그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고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를 두고 전통적인 강경 지지층의 결집을 위한 노림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별로 시차를 두고 경선이 진행되는 만큼 초반 기선제압 여부가 승부를 가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오는 8월 1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전국 권역별 순회경선에 돌입한다. 역대 민주당 전당대회 흐름을 돌이켜보면 경선 초반에 어떤 후보가 바람을 일으키느냐가 전체 표심에 영향을 주면서 대세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호남을 시작으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당시 이인제 후보의 '대세론'을 누르는 '대안론'으로 승리했고, 결국 대권까지 거머쥔 바 있다. 

[폴리뉴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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