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특혜 채용’ 임용 취소 잇단 제동, 이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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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특혜 채용’ 임용 취소 잇단 제동, 이유 보니…

일요시사 2026-07-21 16:36: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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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특혜 채용 의혹 당사자들에게 내린 임용 취소 처분에 법원이 잇따라 제동을 걸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지난 16일, 전 선관위 직원 A씨가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임용취소처분 무효확인 및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지방공무원이던 A씨는 지난 2021년 한 지역 선관위 경력경쟁채용시험에 합격해 국가공무원 8급으로 임용됐으며, 이후 7급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고위 간부 자녀의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감사원 감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를 토대로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4월 A씨 등 8명에 대한 임용을 취소했다.

선관위는 당시 상임위원이었던 A씨 부친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와 면접 평정표 임의 변경, 기존 소속 기관의 전출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의원면직 후 임용된 점 등을 처분 사유로 들었다. A씨 등 8명은 소청심사 청구가 기각되자 각각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면접 시작 전 내부 면접위원들에게 평정란은 연필로 작성하고 서명은 하지 않은 채 제출하도록 한 뒤, 내부 면접위원들의 점수를 임의로 수정해 집계표를 다시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응시자 3명의 순위가 올라 임용 대상에 포함됐고, 당초 합격권에 있었던 응시자 2명은 최종 임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출 동의 요건이 합격자마다 다르게 적용된 사실도 인정했다. 공무원임용령 제16조 제4항은 지방공무원을 국가공무원으로 경력 채용할 경우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는 합격자 5명 모두 전출 동의를 받기 어려운 상황임을 알고 있었지만 이 가운데 2명은 동의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채용하지 않았다. 반면 A씨를 포함한 나머지 3명은 소속기관에서 의원면직한 뒤 국가공무원으로 임용하는 방식으로 해당 요건을 우회했다.

재판부는 전출 동의 없이 의원면직을 거쳐 임용한 행위가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그 책임을 A씨에게 물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면접위원들의 평정표 수정은 A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유가 아니고 그는 평정표 수정과 무관하게 면접 공동 4위로 합격권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에서 A씨 부친의 영향력 행사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던 점도 고려됐다.

전출 동의 문제에 대해서도 “동의를 받지 못한 합격자를 의원면직을 통해 임용한 사례가 존재해, A씨가 적극적으로 탈법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는 해당 방식을 직접 요청하거나 주도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상, 절차 위반의 책임을 전적으로 돌리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를 토대로 재판부는 “채용 절차에 일부 하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원고의 임용을 취소하는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며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더 크다”고 판시했다.

선관위의 임용 취소 처분에 법원이 제동을 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도 전 고위 간부의 자녀 B씨가 낸 소송에서 “부정 청탁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당시 감사원은 헌법재판소가 선관위 직무감찰 권한을 부정한 점을 들어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나머지 소송에서도 같은 결론이 이어질 경우 채용 비리 조사 이후 선관위가 내린 시정 조치의 실효성이 사실상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임용 취소 대상자들이 신분을 회복하면 선관위가 사태 이후 무엇을 바로잡았는지 의문이 남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노태악 당시 중앙선관위원장은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이번 사건으로 선관위에 대한 국민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선관위는 국민 여러분이 만족할 때까지 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하게 업무를 처리한 직원은 감사원이 요구한 징계 수준과 내부 기준을 고려해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라며 “선관위는 헌법기관의 독립성에만 기대지 않고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끊임없는 자정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내부 관계자들에 대한 처분이 당초 약속한 ‘엄중 조치’에 부합했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채용 비리와 관련해 징계를 받은 직원 15명 가운데 5명은 정직, 3명은 감봉, 7명은 견책 처분을 받았다. 모두 공무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징계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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