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댄 사업마다 청산·적자·목표 미달…코오롱그룹 '이규호 리더십'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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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댄 사업마다 청산·적자·목표 미달…코오롱그룹 '이규호 리더십' 흔들

르데스크 2026-07-21 16:08: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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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의 승계 시계가 빨라지는 가운데 유력한 차기 총수로 꼽히는 이규호 부회장(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온 바이오 사업이 미국 임상 3상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이 부회장이 그동안 주도했던 주요 사업 전반의 성과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부동산과 패션, 자동차, 바이오 등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추진한 사업 상당수가 적자를 기록하거나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오롱은 전 거래일 대비 28.27% 하락한 2만3600원을 기로갛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지난 5월 12일 장중 기록한 8만8200원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날 코오롱티슈진(-29.90%), 코오롱생명과학(-29.90%) 등 주요 계열사 주가도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옛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다. 코오롱티슈진은 투약 12개월 시점 공동 1차 평가지표인 통증(VAS)과 관절 기능(WOMAC) 모두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룹의 핵심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바이오 사업의 상업화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게 낮아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임상 결과를 단순히 신약 개발 실패 가능성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TG-C는 코오롱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온 대표 사업인 동시에 이규호 부회장이 개발과 상업화 전략을 직접 챙겨온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 코오롱티슈진은 TG-C(옛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에서 투약 12개월 시점 공동 1차 평가지표인 통증(VAS)과 관절 기능(WOMAC) 모두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1일 서울 강서구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코오롱티슈진 미국 임상 3상 결과 발표 기자 간담회 현장. [사진=연합뉴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 고(故) 이원만 회장의 증손자인 이 부회장은 현재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코오롱티슈진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미국 본사 이사회와 전략회의에 직접 참석하며 TG-C의 품목허가와 상업화 전략을 점검해 왔다. 승계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그룹의 핵심 미래 사업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내놓자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도 오너 일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코오롱그룹의 부진이 특정 사업 하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을 향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오 사업 이전에도 이 부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섰던 주요 사업들이 잇따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기록하면서 경영 능력 전반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동차 사업이 지목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23년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 유통·수입차 사업을 인적분할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출범시키고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당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702'를 앞세워 인증 중고차와 애프터서비스(AS),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출범 당시에는 오는 2025년까지 매출 3조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중기 경영 목표를 공개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실제 성적표는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매출은 2023년 2조4030억원에서 2024년 2조2580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10억원에서 176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해에도 연결 기준 매출 2조3503억원, 영업이익 234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당초 제시했던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출범 당시 공언했던 1000억원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은 바이오 사업에 앞서 경영 전면에 나섰던 부동산·패션·자동차 사업에서도 적자와 실적 둔화를 기록하며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은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제4차 회의에서 발표 중인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가운데). [사진=연합뉴스]

 

자동차 사업뿐 아니라 패션 사업에서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2018년 11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FnC)은 사실상 이 부회장이 책임지는 구조로 재편됐다. 이 부회장은 2018년 코오롱FnC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로 승진해 2020년 말까지 사업을 총괄하며 조직 체질 개선과 신사업 확대를 주도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30대 중반의 젊은 경영인인 이 부회장이 온라인 중심의 유통 구조를 강화하고 해외 시장 확대와 골프웨어 사업 육성 등을 통해 전통적인 남성복 중심의 사업 구조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특히 온라인 패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와 맞물리면서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그러나 실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코오롱FnC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18년 1조456억원에서 2019년 9729억원, 2020년 8680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 역시 2018년 299억원에서 2019년 135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20년에는 1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이 부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했던 온라인 패션 플랫폼 오엘오(OLO) 역시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신사와 29CM 등 기존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기대했던 성장세를 만들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패션 부문의 체질 개선 역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부회장의 첫 독자 경영 프로젝트였던 리베토코리아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코오롱글로벌은 2018년 셰어하우스 브랜드 '커먼타운' 사업을 분할해 리베토코리아를 설립했고 당시 입사 6년 차였던 이규호 상무를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룹이 차세대 경영인에게 처음으로 최고경영자 자리를 맡긴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재계 안팎의 관심도 컸다.

 

▲ 젼문가들 사이에서는 코오롱그룹의 1순위 후계자로 지목되는 이규호 부회장이 맡은 사업마다 실적 하락세을 기록하면서 그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이 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은 지난 2023년 코오롱모빌리티그룹과 영국의 스포츠카 제조사인 로터스UK의 파트너십 체결식에 참석한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오른쪽).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리베토코리아는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2018년 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시작으로 2019년 52억원, 2020년 45억원, 2021년 43억원, 2022년 2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던 기간뿐 아니라 이후에도 실적 개선에 실패했고, 결국 리베토코리아는 올해 2월 해산 절차에 들어갔다.

 

재계에서는 승계를 앞둔 오너 경영인의 경우 새로운 사업을 시도했다는 사실보다 실제 성과를 통해 기업가치를 얼마나 높였는지가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부동산과 패션, 자동차, 바이오 등 이 부회장이 직접 관여한 주요 사업에서 잇따라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이어지면서 경영 능력에 대한 시장의 검증 요구도 커지고 있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너 경영인은 단순히 직책을 맡는 것보다 실제로 어떤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기업가치를 높였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시장은 미래 비전보다 숫자로 확인되는 경영 성과를 통해 경영자의 역량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사업은 실패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여러 핵심 사업에서 목표 달성에 실패하거나 성과가 가시화되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시장의 신뢰를 얻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코오롱그룹은 이러한 평가에 대해 일부 사업의 성과만으로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의 임상 결과로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계열사 주가가 동반 하락한 것은 임상 결과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규호 부회장은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로서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미래 사업 방향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그동안 추진한 사업 가운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사업 구조 개선과 신성장동력 발굴 등 긍정적인 성과도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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