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운명', 24일 판사들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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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운명', 24일 판사들의 손에 달렸다

한스경제 2026-07-21 1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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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결론이 이번 주 나온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두 사람의 이혼이 확정된 지 9개월 만이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항소심에서 인정된 재산분할금 1조 3808억원이 얼마나 줄어드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상장사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어디까지 부부 공동재산으로 볼 수 있는지 이미 이혼이 확정된 이후 급등한 주가까지 전 배우자와 나눠야 하는지가 최대 쟁점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는 오는 24일 오후 2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결을 선고한다. 재판부는 올해 1월 첫 변론 이후 사건을 조정절차에 회부해 두 차례 합의를 시도했지만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6월 26일 마지막 변론에는 두 사람 모두 직접 출석해 최종 의견을 밝혔다.

▲ SK 지분 분할 대상 남을 가능성

첫 번째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지분이 선대로부터 상속·증여받은 재산을 기반으로 형성된 특유재산인 만큼 분할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 관장 측은 30년이 넘는 혼인 기간 동안 가사와 자녀 양육을 담당하며 최 회장의 경영활동을 뒷받침했기 때문에 지분 유지와 기업가치 상승에도 기여했다고 맞서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파기환송심에서도 SK 지분 자체는 분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해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면서 문제 삼은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이다.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자금이 SK에 유입됐다고 가정하더라도 불법적인 비자금이기 때문에 재산분할에서 전체를 다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그러나 대법원은 SK 지분의 공동재산성을 부정하거나 이를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재판부가 SK 지분을 분할 대상에 남겨두면서 노 관장의 기여도를 항소심보다 낮추는 방식으로 금액을 다시 산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1심은 SK 주식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보고 분할 대상에서 제외해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인정했다. 항소심은 지분을 공동재산으로 판단하고 노 관장의 기여도를 35%로 평가해 분할액을 1조3808억원으로 높였다.

대법원이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의 기여도를 인정하지 않은 만큼 파기환송심에서 노 관장의 기여도는 35%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20% 안팎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16만원이냐 81만5000원이냐

분할 대상보다 더 큰 변수는 SK 주식가치를 어느 시점으로 평가하느냐다. 최 회장 측은 기존 항소심 변론이 종결된 지난 2024년 4월을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SK 주가는 15만∼16만원 수준이었다.

노 관장 측은 재산분할 사건을 다시 심리한 파기환송심의 변론종결일인 지난 6월 26일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SK 종가는 81만5000원으로 2024년 4월보다 5배 이상 높다.

최 회장의 SK 지분율 17.76%와 노 관장의 기여도 20%를 단순 적용하면 주가 16만원 기준 분할액은 약 4100억원이다. 반면 81만5000원을 적용하면 약 2조1000억원까지 불어난다. 같은 기여도를 적용하더라도 평가일에 따라 1조5000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재판부가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삼으면 두 사람의 이혼이 법적으로 확정된 이후 발생한 주가 상승분까지 재산분할에 반영하는 결과가 된다. 반대로 기존 항소심 변론종결일을 적용하면 이후 오른 주가는 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 별거 뒤 AI·반도체 성장도 공동성과인가

혼인공동체가 사실상 언제 끝났는지도 주요 쟁점이다. 최 회장 측은 혼인관계가 2006년 무렵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2009년 말부터 별거했다고 주장해왔다. 노 관장 측도 재판 과정에서 2009년부터 각방을 사용하고 2011년부터 장기간 별거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1988년 결혼해 법률상 혼인기간은 약 37년에 이른다. 하지만 실질적인 부부 공동생활이 사라진 기간도 15년 이상이다. 최 회장은 2015년 공개편지를 통해 혼외자의 존재를 알렸고 2017년 이혼조정을 신청했다. 노 관장은 2019년 맞소송을 냈다.

문제는 별거 이후 최 회장의 경영활동과 SK그룹의 사업 성장으로 증가한 기업가치까지 부부 공동의 성과로 인정할 수 있느냐다.

최근 SK 주가 상승에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호황과 인공지능 반도체 실적 확대, 그룹의 AI·데이터센터 투자 계획 등이 반영돼 있다. 혼인 기간 중 노 관장의 가사와 내조 기여는 인정하더라도 장기간 별거 이후 이뤄진 사업 성과까지 공동기여로 평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재판부가 혼인 파탄 이후 발생한 주가 상승을 최 회장의 독자적인 경영활동이나 시장 상황에 따른 후발적 재산 증가로 판단하면 분할액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반면 혼인 중 형성된 SK 지분의 자연스러운 가치 상승으로 본다면 최근 주가도 일정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 2조원 확정 땐 SK 지배구조도 부담

이번 판결은 최 회장 개인의 재산분할을 넘어 SK그룹 경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SK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다. 최 회장은 지분 17.7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재판부가 주식 자체가 아닌 현금 지급을 명령하면 노 관장이 SK㈜ 주주로 직접 들어와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분할액이 수천억원을 넘어 1조∼2조원대로 결정되면 최 회장은 대규모 현금 마련에 나서야 한다. 배당금과 금융자산만으로 충당하기 어려우면 SK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일부 지분 또는 개인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주식담보대출은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지만 주가 하락 시 추가 담보 요구와 반대매매 위험이 발생한다. 지분을 직접 매각하면 현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최 회장의 지배력이 약해지고 시장에 대규모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항소심 변론종결일의 주가가 적용돼 분할액이 수천억원대로 낮아지면 최 회장의 자금조달 부담과 SK그룹의 지배구조 불확실성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결국 24일 판결을 좌우할 핵심은 노 관장의 기여도를 몇 퍼센트로 인정하느냐보다 두 사람의 공동재산을 어느 시점까지로 볼 것인지다. 이혼이 확정된 뒤 오른 SK 주가까지 나눠야 한다는 판단이 나오면 최 회장은 항소심보다 더 큰 2조원대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반대로 혼인공동체가 끝난 이후의 기업가치를 제외하면 재산분할금은 수천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어느 쪽이든 이번 판결은 재벌 총수의 지분과 기업가치 상승분을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평가할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으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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