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 첫 만기…600만건 전환 예고에도 시장 체감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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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실손 첫 만기…600만건 전환 예고에도 시장 체감 ‘글쎄’

투데이신문 2026-07-21 15:36: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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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출시 5년 만에 첫 재가입 국면에 들어섰다. 수백만건의 계약이 5세대 상품으로 순차 전환될 예정이지만 보험업계는 이를 시장 재편의 신호라기보다 제도 설계에 따른 예정된 세대교체로 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은 이달부터 첫 5년 만기 도래에 따른 재가입 절차에 들어갔다. 출시 첫 달 가입자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수십만건, 향후 5년간 약 600만건이 순차적으로 재가입 대상이 될 전망이다.

4세대 실손은 출시 당시부터 5년마다 당시 판매 중인 실손보험으로 재가입하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가입자는 별도의 건강심사 없이 기존 보험사를 통해 5세대 실손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보험료와 보장 내용은 새 상품 기준이 적용된다.

보험업계는 이번 계약 이동이 시장 판도를 바꿀 변수는 아니라는 시각이다. 실손보험은 실제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 특성상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재가입 역시 기존 보험사에서 이뤄지는 만큼 대규모 가입자 이동이나 신규 계약 증가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세대 실손은 처음부터 5년 주기 재가입을 전제로 설계된 상품”이라며 “대부분 가입자가 보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율 악화에 반복된 개편…4세대도 한계

실손보험이 5세대까지 거듭 개편된 배경에는 비급여 의료 이용 증가와 손해율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초기 실손보험은 넓은 보장 범위와 낮은 자기부담금으로 가입자 혜택이 컸다. 그러나 의료 이용량과 관계없이 가입자들이 비슷한 보험료를 부담하는 구조여서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도수치료와 비급여 주사 등 일부 진료가 빠르게 늘면서 실손보험이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보험금 지급이 늘수록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가 오르고, 보험료 부담을 견디지 못한 가입자가 계약을 해지하는 악순환도 반복됐다.

금융당국은 2009년 실손보험 상품을 표준화하고 자기부담금을 도입했다. 2017년 출시된 3세대 실손에서는 도수치료와 비급여 주사, 비급여 자기공명영상진단(MRI) 등 이른바 ‘3대 비급여’를 별도 특약으로 분리했다.

2021년 도입된 4세대 실손은 급여와 비급여를 각각 주계약과 특약으로 나누고, 비급여 보험금 수령액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하거나 할증하는 차등제를 적용했다. 의료 이용이 적은 가입자와 많은 가입자의 부담을 달리해 과잉 진료를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상품구조를 바꾼 뒤에도 적자는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손해보험사의 4세대 실손 위험손해율은 약 148%를 기록했고, 급여와 비급여 모두 높은 손해율을 보였다.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약 148원을 지급한 셈이다.

비급여 이용 억제에 초점을 맞춘 4세대에서도 적자가 이어지면서 상품구조 개편만으로 의료 이용량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료 낮춘 5세대…실질적 변수는 초기 가입자

5세대 실손은 비급여 진료를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눈 것이 특징이다. 암과 뇌·심장질환 등 중증·필수 치료는 기존 보장을 유지하는 한편, 일상적인 비중증 비급여는 자기부담률을 높이고 보상한도를 낮췄다.

비중증 비급여의 자기부담률은 50%로 높아지고 연간 보상한도는 1000만원으로 제한된다. 일부 근골격계 치료와 비급여 주사제,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신의료기술 등은 보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장을 조정한 대신 보험료는 낮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5세대 보험료가 4세대보다 약 30%, 기존 1·2세대보다 절반 이상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입자의 득실은 의료 이용 성향에 따라 갈릴 수밖에 없다. 비급여 진료 이용이 적은 가입자는 보험료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도수치료 등 비중증 진료를 자주 이용하는 가입자는 높아진 자기부담금과 줄어든 보상한도를 체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업계가 4세대보다 더 주목하는 대상은 1세대와 초기 2세대 가입자다. 4세대는 재가입 시점이 돌아오면 현행 상품으로 이동하는 구조지만, 2013년 3월 이전 판매된 초기 실손은 약관 변경을 전제로 한 재가입 조건이 없어 가입자가 직접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초기 실손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대신 자기부담금이 낮고 보장 범위가 넓다. 병원 이용이 많은 가입자일수록 보험료를 더 내더라도 기존 계약을 유지할 유인이 큰 이유다.

정부는 오는 11월부터 초기 실손 가입자를 대상으로 일부 보장을 조정하는 대신 보험료를 낮춰주는 선택형 할인 특약과 5세대 전환 유도책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실제 자발적 이동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4세대 실손 재가입은 이미 예정된 수순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실손보험 세대교체의 속도는 결국 넓은 보장을 유지해 온 1·2세대 가입자들이 보험료 절감과 기존 보장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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