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장형진 영풍 고문의 차남인 장세환 영풍E&E 부회장이 미국에서 열린 고려아연 관련 행사에서 ‘영풍그룹 부회장’ 직함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회장은 ㈜영풍의 공시상 임원이 아니지만, 행사에서는 ㈜영풍의 주소와 이메일이 기재된 명함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지난 9일 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 지원 리셉션을 개최했다.
행사는 MBK·영풍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그룹 자격으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회장을 비롯해 윤종하 MBK 부회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풍 공시 임원 명단에는 없어
21일 업계 및 유수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장 부회장은 현지 인사들에게 ‘영풍그룹 부회장’ 직함이 적힌 명함을 건넸다.
명함에는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의 서울 강남 사무실 주소와 ㈜영풍이 사용하는 ‘ypzinc.co.kr’ 도메인의 이메일 주소가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장 부회장은 ㈜영풍의 공시된 임원 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장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맡고 있는 직책은 영풍 계열 시설관리업체인 영풍E&E 부회장이다.
영풍E&E의 소재지도 ㈜영풍 강남 사무실과 다른 서울 종로구로 확인된다. 별도 법인 임원이 해외 행사에서 그룹 직함과 ㈜영풍의 연락처를 사용한 셈이다.
영풍 측은 장 부회장의 직함 사용에 대해 “장 부회장은 영풍E&E 부회장으로, 고려아연과 영풍의 최대주주 차원에서 행사에 참석했다”며 “해외 인사들에게 영풍E&E를 별도로 설명하기 복잡해 편의상 영풍그룹 부회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해외 행사에서 그룹을 설명하기 위한 표현이었다는 입장이지만, 공시상 직책과 대외 활동에서 사용한 직함이 다르다는 점에서 장 부회장의 그룹 내 역할과 권한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크루서블 사업·환경 성과도 소개
장 부회장은 행사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연간 아연 30만톤과 납 20만톤을 생산하는 사업으로 소개하며 영풍 석포제련소와 비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연과 납 생산량은 고려아연이 공개한 사업계획과 일치한다. 다만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아연과 납뿐 아니라 미국 지정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한 비철금속 13종을 생산하는 통합제련소 사업이다.
안티모니와 인듐, 비스무트, 게르마늄, 갈륨 등을 생산해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사업의 주요 목적이다. 아연과 납 생산량 중심의 설명만으로는 사업의 전체 구조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행사에서는 영풍 석포제련소의 폐수 무방류 시스템과 환경 관련 특허, 수달 서식환경 보전 활동 등도 소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021년부터 가동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 성과가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를 석포제련소 전체의 무사고 운영으로 확대해 해석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석포제련소에서는 2023년 12월 비소 가스 중독으로 노동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대표이사와 제련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됐으며 이후 1·2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았다.
리셉션이 열린 지난 9일에도 석포제련소 황산 제조시설의 대기집진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피해와 유해물질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방 대응 1단계가 발령되고 집진시설 일부가 소실됐다.
장형진 고문은 2015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영풍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런 상황에서 장 고문의 아들인 장 부회장이 ㈜영풍의 공시상 임원이 아닌 상태로 해외 행사에서 그룹 부회장 직함과 ㈜영풍의 연락처를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풍그룹 내 오너 일가의 실질적인 역할과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Copyright ⓒ 뉴스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