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출범 2년 차를 맞아 국정 운영 전반에 속도를 붙일 것을 주문했다. AI 시대 대응부터 부동산 시장 안정, 증시 제도 보완, 물가 관리, 재난 대응까지 민생과 직결된 정책 전반에 강도 높은 추진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새로운 사회가 열리고 있는 만큼, 정책 역시 상상할 수 없는 강도와 속도로 집행해야 한다”며 “정부 임기가 2년 차에 접어들며 국정 전반에 속도를 높여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AI 혁명, 성장과 함께 양극화도 심화”…재정·조세·금융 총동원
이 대통령은 AI 산업의 급성장이 경제 활력을 높이는 동시에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혁명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K자형 양극화의 그늘을 빠르게 키우는 측면도 있다”며 “양극화 완화를 위해 재정·조세·금융 등 모든 분야의 정책 역량을 총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공직사회에도 정책 집행의 세밀함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임기 초 큰 돌을 집어내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 중간 돌과 잔돌을 집어내야 할 때다. 점점 손이 많이 가게 될 것”이라며 “공직자들이 성실해야 한다.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가)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정책이나 개혁도 국민의 삶과 동떨어져 성공할 수 없다”며 “우리가 공직을 맡거나 정치를 하더라도 더 중요한 건 그 권력을 맡긴, 권력의 귀속 주체인 국민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우선은 국민의 삶, 즉 민생”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와 관련해서는 “정보 공개를 청구해도 시간을 끌고, 소송하고 하면서 공개를 안 한다던데, 이런 면이 행정 불신의 원인이 된다”며 “정부는 행정의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런 문제로 불신을 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레버리지 ETF 보완책 신속히”…증시 불안 해소 주문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도 보완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삼성과 하이닉스에 대해 두 배의 레버리지 상품을 개발했는데, 외환유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과) 주식 시장의 불안정을 심화시켰다는 양론이 있더라”며 “보완책을 신속하고 충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해외에서 한국 상품을 갖고 만든 레버리지 상품이 있었고, 이에 투자자 보호 측면이나 자본시장 선진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어쨌든 국내 투자자들의 불만의 원인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국으로서는 환율 안정이라는 정책 효과를 노렸다고는 하지만, 국민들이 그런 것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보완 대책에 대해서도 “그것 가지고 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며 “신속하게 필요한 대응 조치를 과감하게 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하필이면 급상승 국면에서 조정이 되는 꼭대기에서 (레버리지 ETF가) 도입이 되는 바람에 마치 이것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진 것처럼 착시를 일으킨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을 당부했다.
◇“석유 최고가격제 더 강화할 수도”…매점매석 엄정 대응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석유 최고가격제 강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원래 계획에 의하면 지금쯤 (최고가격을) 더 내리거나 폐지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할 것 같다”며 “중동 상황이 다시 악화하고 있고, 조기 종전·휴전 가능성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있어서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잘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유가 상황을 감안해 결정하겠다”며 “상황을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물가 관리가 만만치 않은데, 할당 관세든 저가 수입이든 중간에서 약간의 부패 요소가 끼어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유가가 올라가는 등 상황이 나빠지면 매점매석이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며 “다시 경계심을 갖고 단속하고, 매점매석 대상 물품은 초기에 압수·몰수를 강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점매석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에 엄중 대응을 해야 한다”며 관련 법 개정 검토도 지시했다.
◇“부동산 불로소득이 공정 파괴”…실수요 중심 공급 확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지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불법과 편법이 동원되는 부동산 불로소득이 우리 사회의 공정과 상식을 파괴하고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주범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 부동산 시장은 자산 불평등과 가계 부채의 원인이자 청년들의 고통과 소외를 심화시키는 원인”이라며 “부동산 안정은 양극화 완화를 위한 가장 큰 전제 조건”이라고 진단했다.
또 “극단적 투기수요와 불안 심리가 뒤얽히면서 상당한 사회자본이 비생산적인 부동산에 묶이면서 경제 발전이 가로막히게 된다”며 “부동산 문제가 정상화돼야 자원의 생산적인 재투자가 가능하고 사회적 역동성이 복원된다. 양극화로 인한 갈등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속도감 있는 공급 대책과 현실에 부합하는 실수요자 지원 대책을 촘촘하게 마련하겠다”며 “조세제도 역시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기초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정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집중호우와 폭염 대응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주말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이어지고 있고 이번 주에도 많은 비가 예보됐다”며 “재해 취약 지역에 대한 안전 관리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장마 이후 곧 극심한 폭염이 본격화되는데 그에 대한 대비책도 촘촘히 수립해달라”며 “무더위 쉼터 운영시간을 적어도 폭염 기간에는 확대하는 방안이 있을지 점검해달라”고 지시했다.
또 “시장, 군수, 구청장들께서는 여름철 재해대책에 특별히 집중해 가용한 역량을 모두 투입해달라”고 당부했다.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관련해서는 “현장 대원과 인근 주민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장마철 이전 재해복구사업 완료율이 93.7%로 지난 10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각 부처와 지방정부들이 잘 대처해주셔서 감사하다. 관련 공직자들을 몇 사람 뽑아서 포상하거나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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