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살아난 홈플러스가 ‘영업 재개’에 나설 수 있을까.
회생절차 재개가 결정되며 부활 기대감이 나오는 한편, 미처 정돈되지 못한 상황에 추가 불투명성까지 더해지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한숨이 지역 유통가에 뒤섞이고 있다.
21일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법원장 정준영)는 홈플러스의 즉시항고를 받아들여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폐지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이후 2천억원의 운영자금 조달 방안이 마련되면서 회생계획 수행 가능성이 인정됐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도 오는 9월4일까지 연장했다. 이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허용되는 마지막 연장으로 사실상 홈플러스의 운명을 가를 ‘데드라인’과 같다.
이날 경기도 내 일부 홈플러스 영업점을 둘러보니 현장은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홈플러스 마트는 휴업이고 푸드코트를 비롯한 임대매장은 정상영업하고 있었지만 불 꺼진 마트에는 '손님'보다 빗길을 피하려는 발길이 더욱 많았다.
방문객이 진입할 수 없는 마트 내부에는 ‘영업 임시중단’ 발표 이후 정리되지 못한 재고 물품과 박스 등이 그대로 어지럽혀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수원지역 한 영업점 내 임대매장 관계자는 “법원 결정을 떠나, 임시중단 발표 전부터 이미 회생이 안 될 것이라 보고 미리 정리에 나선 곳들이 많다. 지금도 문을 닫았을 때와 분위기는 똑같다”면서 “운 좋게 영업이 재개되더라도 얼른 사람들이 와서 준비를 해야 되는데 그런 공지나 움직임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도 계약 기간이 남아서 일단 재고를 소진하면서 70%가량은 판매했고, 남은 물건을 처분하면서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볼 예정”이라며 “당장 갈 데도 없는데 앞으로는 뭘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성남지역의 다른 영업점도 비슷하다. 이곳의 한 임대매장 관계자도 “저희는 매장 특성상 점심식사 시간 직전쯤 출근하는데 그때 와도 주차장 한 층에 차량이 다섯 대도 없다”며 “보통 식사시간이면 차량도 북적이고 저희도 바쁠 땐데 조용하다. 법원이 결정했다는 건 들었지만 저희에게 업무적으로 공지가 내려온 건 없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절차가 재개되고 메리츠금융그룹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 실행되는 대로 영업 재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지만, 최종 회생 여부는 채권단과 이해관계인의 동의를 거친 뒤의 ‘회생계획안 인가’에 달렸다.
법원은 조만간 회생계획안 심리와 의결을 위한 관계인집회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집회가 이르면 8월 말, 늦어도 9월 초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관계자는 “운영자금 확보로 정상화를 위한 한 고비는 넘었지만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협력과 도움 없이는 회생이 어려운 만큼 상생의 관점에서 홈플러스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