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승우가 왕의 무게를 온전히 입었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이끌고 무게감을 책임졌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은 귀신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구천(남주혁)과 귀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궁녀 생강(노윤서)이 왕(조승우)의 부름을 받고 동궁에 깃든 저주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1위에 오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조승우는 극중 선대부터 세자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 속에서 유일하게 남은 아들 영안군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왕을 맡았다. 왕가의 핏줄에 얽힌 저주를 끊고 왕권을 유지하려는 강렬한 집념을 가진 인물이다.
‘동궁’ 속 왕은 겉으로는 백성을 위하는 군주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왕권 유지를 위해서라면 살인도 망설이지 않는 냉혹한 본성을 숨기고 있는 인물이다. 독으로 자신의 형들을 제거한 과거를 지녔으며, 자신과 닮아가는 왕세자(곽동연)를 보고 망설임 없이 자신의 아들까지 비참하게 끝을 내버리는 잔혹함 가졌다.
조승우는 이러한 인물의 양면성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온화한 군주의 얼굴을 하고 있다가도 왕권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잔혹하게 돌변하는 모습을 통해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한 장면 안에서도 표정과 눈빛, 말투, 그리고 호흡까지 순식간에 바꿔내는 섬세한 연기력을 통해 조승우의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왕권을 두고 대립하는 대비 역의 장영남과 마주하는 장면에서는 두 배우의 팽팽한 연기 대결이 몰입감을 선사했다. 절제된 대사와 시선 처리만으로도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면서 작품의 무게를 유지하는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조승우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는 그동안 그가 스크린과 안방극장, 그리고 무대를 넘나들며 축적한 연기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영화 ‘클래식’을 통해 순수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영화 ‘타짜’를 통해 능청스러운 청년이지만 승부 앞에서는 냉정해지는 스위칭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는 검사 황시목 역할로 절제된 연기를 보여줬으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등에서 선과 악을 찰나의 순간에 넘나드는 완급 조절로 호평을 받았다.
함께 호흡을 맞춘 남주혁은 “조승우가 현장에서 중심을 단단히 잡아준 덕분에 구천이라는 인물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압도적인 연기를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동궁’ 연출을 맡은 최정규 감독은 “조승우는 굉장히 디테일하게 연기를 준비하는 배우”라며 “촬영에 들어가면 그 디테일함이 파워풀한 연기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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