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AI·로봇 혁신 막는 낡은 규제 걷어내야"…112건 규제개선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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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AI·로봇 혁신 막는 낡은 규제 걷어내야"…112건 규제개선 건의

이데일리 2026-07-21 11:0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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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인공지능(AI)과 로봇, 수소 등 첨단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행 규제를 전면 손질해야 한다며 정부에 112건의 규제 개선 과제를 건의했다. AI와 로봇 기술 발전 속도에 제도가 따라가지 못해 기업들의 연구개발(R&D)과 투자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만큼, 규제 패러다임을 ‘선 허용·후 규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전경 (사진=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전경 (사진=경총)


경총은 21일 국무조정실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미래산업(29건), 기업경영(24건), 환경·안전(26건), 노동(6건), 현장애로(27건) 등 5대 분야 총 112건의 규제 개선 과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AI 학습 데이터 활용 규제 개선을 꼽았다. 현행 저작권법은 AI가 학습 과정에서 사용하는 저작물의 공정이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아 기업들이 법적 분쟁과 형사처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총은 일본과 싱가포르처럼 AI 학습 목적의 데이터 활용에 대한 면책 규정을 마련해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도 규제 개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AI 기술개발 담당자는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일일이 저작권자에게 허락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공정이용 기준이 모호해 저작권 침해 소송과 형사처벌 위험까지 떠안고 있어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와 혁신적인 AI 모델 개발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자동차 산업과 직결된 수소 분야 규제도 개선 대상으로 제시됐다. 경총은 생산과 정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저압(0bar) 상태의 수소차를 충전할 수 있는 별도 기준이 없어 신차 조립이나 사고 차량 수리 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충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동형 수소충전소 배치 기준과 신규 충전소 안전성능 중복검사 개선도 함께 요구했다.

수소차 업계도 제도 공백을 호소하고 있다. 한 수소차 제조업체 기술 관계자는 “신차 생산이나 사고 차량의 수소탱크 교체 과정에서는 탱크 압력이 5bar 이하인 초저압 상태가 발생하지만 이를 충전할 기준이 없어 작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있다”며 “수소차 보급을 선도해 온 우리나라가 초저압 충전 기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국제표준까지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경영 분야에서는 유턴기업 지원제도 현실화와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해외 생산시설을 철수하고 국내에 투자해도 까다로운 요건 탓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국내복귀기업 인정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일인(총수) 중심의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역시 대표법인 중심으로 전환해 기업의 행정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안전 분야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 공급을 위해 원전과 수소를 포함한 무탄소에너지(CFE) 사용 인증 및 거래제도를 마련하고, 발전사업자와 기업 간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산업용 협동로봇의 동력 및 힘 제한(PFL) 검증도 실제 위험도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 분야에서는 장기 저성과자 해고 기준과 절차를 법제화하고, 2007년 이후 사실상 그대로인 파견 허용 업무를 산업 구조 변화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노후 산업단지 유휴부지 내 물류기업 입주 허용, 물류센터 내 폐스티로폼(EPS) 분쇄·압축 허용 등 현장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규제 개선도 함께 건의했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AI·로봇 등 첨단산업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며 “반도체를 넘어 피지컬 AI와 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선 허용·후 규제’ 원칙 아래 기업들이 자유롭게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경영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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