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2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2차 종합특검 연장 법안이 21일 오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의무 진행 시간인 24시간이 종료되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맞서고 있지만 민주당이 종결동의안을 제출한 만큼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법안 처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종합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면서 22대 국회 후반기는 시작부터 '특검 정국'에 갇힌 모습이다. 여기에 후반기 원 구성 협상까지 장기 교착에 빠지면서 국회는 상임위원회 정상 가동도 하지 못한 채 다시 강 대 강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오는 24일 종료 예정인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을 30일 추가 연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지난 2월 출범한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은 기존 종료 예정일인 24일에서 다음 달 23일까지 늘어나게 된다. 특검은 기존 법률에 따라 이미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개정안에는 특검 수사 대상에 사건 관련 공무원의 '감사 방해' 행위를 추가하고, 파견 공무원을 현행 130명에서 15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법조 경력 5년 이상 특별수사관 가운데 최대 10명을 공소유지 변호사로 지정해 특검이 기소한 사건의 공소 유지를 맡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민주당은 특검 수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법안은 지난 15일 국민의힘이 원 구성에 반발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의 성과가 미흡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무리하게 법을 바꿔 수사를 연장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필리버스터에 돌입했고, 첫 토론자로 나선 윤상현 의원은 "축구 경기를 지고 있는데 심판과 상의해서 경기 시간을 다시 30분 늘리는 규칙을 그 자리에서 만드는 것과 똑같다"며 "민주당이 특검 연장을 위해 경기 규칙 자체를 바꾸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와 규탄대회에서 "원 구성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당이 법사위를 단독으로 열어 특검 연장안을 처리한 데 이어 본회의에서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대화와 타협이라는 국회의 최소한의 원칙마저 짓밟은 입법 독주"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보완수사권은 폐지하겠다면서 특검에는 '보완수사'를 이유로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필리버스터를 통해 그 모순을 국민께 알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 곧바로 종결동의안을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이 지나면 종결동의안 표결이 가능하며,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토론은 종료되며 이때 조국혁신당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21일 필리버스터를 종결한 뒤 곧바로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 요건을 강화하고 패스트트랙 기간을 단축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며 "상임위원장이 없는 상임위도 간사를 중심으로 주요 민생 입법 과제를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종합특검팀은 국회의 결정과 관계없이 수사 종료와 연장 가능성을 모두 준비하고 있다.
김지미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연장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수사 종료에 따른 사건 처리와 연장 시 향후 수사 계획을 모두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특검은 다음 주 초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법안이 통과되면 수사는 다음 달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충돌이 단순한 특검 연장 여부를 넘어 후반기 국회 운영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여야는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11곳의 위원장을 단독 선출해 운영 중인 반면,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 배분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특검 추천권 등을 요구하며 상임위원회 일정을 거부하고 있다.
특검 연장과 필리버스터 모두 국회법이 보장한 제도지만, 이를 둘러싼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반복되면서 정작 상임위원회 정상화와 민생 입법은 뒤로 밀리고 있다. 원 구성 협상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선거관리위원회 특검 등 주요 쟁점까지 맞물리면서 후반기 국회의 공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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