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중 더봄] 기분에도 종아리 근육이 있다···행동으로 마음을 바꾸는 일상의 실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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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중 더봄] 기분에도 종아리 근육이 있다···행동으로 마음을 바꾸는 일상의 실천법

여성경제신문 2026-07-21 10:00:00 신고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한동안 오후가 무거웠다.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으면 눈꺼풀이 감겼고 머릿속엔 뿌연 안개가 낀 듯했다. 집중력과 일의 효율은 여지없이 떨어졌다. 만사가 귀찮아지니 기분마저 가라앉았다. 그런 오후 회의실 저편에서 특별한 일 없이도 생기 있게 웃는 동료들을 보면 부러움과 함께 자괴감이 들곤 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생활 습관을 고쳤다. 우선 몸의 부담을 줄이고자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를 늘렸다. 아침 운동을 철저히 지키는 한편 오후에는 틈틈이 스쿼트를 하고 퇴근 후에는 20분씩 가볍게 뛰거나 걸었다. 몸을 움직이자 확실히 오후의 피로가 줄어들었다.

오래 앉았다 일어설 때 느끼는 현기증인 기립성 저혈압도 골치였다. 원인도 해법도 종아리 근육에 있었다. 종아리 근육이 약하면 하체로 쏠린 혈액을 위로 밀어 올리지 못해 다리가 붓고 머리가 핑 돌게 된다. 종아리를 제2의 심장이라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력 때문에 아래로 고인 혈액을 되돌리는 것은 심장 혼자의 몫이 아니다. 발뒤꿈치를 들고 내리는 사소한 수축 운동만으로도 혈액 순환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체력의 한계를 절감하며 몸을 관리하던 중 문득 마음의 관리도 몸과 크게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행동이 감정을 이끄는 과학적 원리

마음이 힘든 데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악재가 연달아 터져 그 무게에 짓눌리는 이가 있다. 일·인간관계·건강 문제가 한꺼번에 꼬이면 누구라도 주저앉기 마련이다. 반면 특별한 사건도 없이 슬그머니 처지는 경우도 있다. 원인이 있거나 없거나 그늘진 마음이 무겁기는 매한가지다. 그 그늘은 집중력과 판단력을 흐리고 곁의 관계마저 소원하게 만든다. 몸이 무너지면 일이 멈추듯 마음이 주저앉으면 일과 삶도 함께 가라앉는다.

결국 중력에 이끌려 하체로 쏠리는 혈액을 밀어 올리듯 가라앉는 마음 역시 위로 퍼 올릴 의도적인 동력이 필요하다. 마음이 가라앉을 때 데일 카네기는 이를 위한 단도직입적인 실천법을 권한다. 바로 “유쾌하게 생각하고 유쾌하게 행동하라 그러면 유쾌해진다”는 원칙이다.

사실 이 말은 밥은 쌀로 짓는다는 말처럼 어이가 없을 만큼 옳은 말이다. 건강해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운동을 하고 생활습관을 바로잡으시라. 행복해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유쾌하게 생각하고 유쾌하게 행동하시라. 세상에 이보다 더 하나 마나 한 소리가 있나싶어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그런데 이 맥 빠지는 당연함이 가만히 보면 꽤 희망적이다. 어이가 없다는 건 뒤집으면 그 방법이 멀리있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유쾌함이 누군가의 허락이나 타고난 재능이나 운 좋은 사건에 달려 있다면 우리는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이 결국 내가 어떻게 마음먹고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면 적어도 문을 여는 손잡이 하나는 내 손 쪽에 있는 셈이다.

특히 이 원칙에는 뻔하지 않은 작동 원리가 숨어 있다. 카네기는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말을 빌린다. 행동은 감정을 뒤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둘이 함께 가며 우리가 의지로 더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직접 명령할 수 없는 기분을 붙들고 씨름하는 대신 통제할 수 있는 행동을 먼저 바꾸면 기분이 그 뒤를 따라온다는 이야기다.

행동이 감정을 이끈다는 이 조언은 여러 과학 연구가 뒷받침한다. 2022년 19개국 연구진이 참여한 대규모 공동 연구에 따르면 일부러 미소를 짓는 행동만으로도 행복감이 실제로 상승했다. 비록 그 효과의 크기는 미미했지만 작지만 실재하는 변화임이 엄격하게 검증됐다.

한 번 웃는다고 삶의 우울이 단번에 걷히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 번의 발뒤꿈치 들기가 종아리 근육을 아주 조금 단련하듯 의도적으로 짓는 미소 한 번이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씨앗이 된다. 결국 핵심은 강도가 아니라 반복이다.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일상에서 실천하는 세 가지 마음 펌프질

이처럼 의도적으로 몸을 움직여 기분을 깨우는 것은 문제를 못 본 척 눈감는 대책 없는 낙천주의가 아니다. 카네기는 이런 장면을 들어 설명한다. 번잡한 도심 거리를 건널 때 우리는 발걸음 하나하나를 조심하지만 그렇다고 차에 치일까 봐 걱정에 사로잡혀 벌벌 떨지는 않는다. 사람은 자기 앞에 놓인 중대한 문제에 온 마음을 쓰면서도 가슴에 카네이션 한 송이를 꽂고 태연히 거리를 걸을 수 있는 것이다.

난관을 돌파하는 힘은 이렇듯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신체적 활력을 유지하는 데서 나온다. 기분과 몸의 에너지는 생각보다 촘촘히 얽혀 있다.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떨군 채 일을 대할 때와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든 채 대할 때 느껴지는 에너지가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한다.

실제로 곧게 편 자세가 기분과 피로감을 개선한다는 연구도 있다. 거창한 투쟁심이 아니어도 된다. 현실의 무게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작은 결심이면 충분하다. 걱정에 짓눌리면 시야가 좁아져 출구를 찾기 어렵지만 유쾌한 마음은 시야를 넓혀 실마리를 더 잘 찾아내곤 한다. 따라서 유쾌한 태도는 현실 도피가 아니다.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실용적인 전략인 셈이다.

물론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당장 우울감이 밀려오는데 억지로 웃고 어깨를 펴는 일 자체가 무척 고된 노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천을 돕는 장치가 필요하다.

관건은 유쾌하게 행동하자고 매번 다짐하는 것이 아니다. 행동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환경을 설계하는 일이다. 종아리 운동이 무거운 바벨을 드는 것이 아니듯 마음의 펌프질 역시 지극히 손쉬워야 지속 가능하다. 일상에서 곧바로 시도해 볼 만한 세 가지 장치를 제안한다.

첫째 결심이 아닌 신호에 행동을 연동한다. 이미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행동을 못 박아 두는 것이다. 회의실 손잡이를 잡으면 어깨를 펴고 미소를 짓는다,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기 전 건물 한 바퀴를 돈다처럼 조건과 행동의 구조를 미리 만드는 방법이다. 심리학에서 실행 의도라 부르는 이 기법은 의지의 개입 없이 특정 신호가 행동을 저절로 이끌어내도록 돕는다.

둘째 시작의 문턱을 낮춘다. 거창하면 실패한다. 운동하자가 아니라 운동화만 신자다. 제일 비싼 것은 시작이니 시작만 헐값으로 만들면 몸이 그다음을 끌고 간다. 산책이든 볕 쬐기든 3분이면 되는 크기로 잘라 두는 것이다.

셋째 타인을 위한 가면이 아닌 나를 위한 펌프를 고른다. 유쾌한 행동은 오직 나의 혈액 순환을 돕기 위한 도구여야 한다. 볕을 쬐는 것·좋아하는 음악 한 곡을 듣는 것·감사한 일을 나지막이 입 밖으로 꺼내는 것 등 내가 진짜 좋아하는 작은 움직임이면 충분하다. 하나하나의 행동은 아주 작지만 가라앉으려는 마음에 건네는 귀중한 발뒤꿈치 들기가 되어줄 것이다.

이렇게 나를 위해 시작한 작은 펌프질은 내면의 변화에 머무르지 않고 타인과 마주하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비로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일상에서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라는 안부를 받을 때를 떠올려보자. 많은 이들이 경기가 안 좋아서 죽을 맛이라고 답하곤 한다. 힘겨운 현실의 반영이거나 겸손의 표현일 것이다. 반면 어떤 이는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며 환한 미소로 답해 주변까지 밝힌다. 실제 상황이 어떠하든 둘 중 누가 더 신뢰를 얻고 결정적인 순간에 손 내밀어 줄 사람을 곁에 두게 될지는 자명하다.

오해는 말자. 남에게 잘 보이려고 억지로 즐거운 척하라는 뜻이 아니다. 가면은 쓰는 이를 지치게 할 뿐이다. 순서는 반대다. 나를 위해 먼저 기분을 펌프질해 두면 그 활기가 표정과 말투에 자연스레 배어 나오고 사람들은 그 온기에 온기로 답한다. 유쾌함이라는 에너지가 신뢰와 관계라는 자산을 쌓아 올리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종아리 비유가 닿지 못하는 자리도 있다. 운동으로 어찌해 볼 수 없을 만큼 다리가 무겁고 저린 날이 있듯 작은 동작들로는 도무지 밀어 올려지지 않을 만큼 마음이 깊이 가라앉는 시기도 있다. 그럴 때는 더 애써 웃으라고 스스로를 다그칠 일이 아니라 전문가를 찾을 일이다. 그건 종아리가 아니라 심장 자체를 돌보는 일이고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와 돌봄의 영역이다.

다만 일상에서 그저 두면 아래로 흐르는 기분을 가진 사람이라면 기억해 둘 만하다. 가라앉는 것이 당신의 잘못이 아니듯 끌어올리는 것 또한 대단한 의지가 아니라 작은 반복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기분에도 종아리 근육이 있다. 그리고 근육은 쓸수록 자란다.

그렇다면 당신을 유쾌하게 만들 마음 종아리 운동은 무엇인가.

기립성 저혈압: 갑자기 일어설 때 혈압이 낮아져 순간적으로 현기증이나 어지러움을 느끼는 증상입니다.
실행 의도: 특정 상황이 생기면 자동으로 특정 행동을 하도록 미리 결심해 습관을 만드는 심리학적 방법입니다.

여성경제신문 김승중 심리학 박사·마음의 레버리지 저자
spreadksj@gmail.com

김승중 심리학 박사 / 리더십 코치

광운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양대학교에서 경영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GS건설 재무팀을 거쳐 데일카네기코리아에서 17년간 교육컨설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삼성, 현대, LG, SK 등 주요 대기업의 리더십 개발 프로젝트를 기획·총괄했다. 국제 공인 마스터 트레이너로서 수백명의 강사를 양성한 전문가다. 현재는 리더십·코칭 전문 컨설팅 회사 TGW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임원과 핵심 리더들이 아는 것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그 변화가 조직 전체로 확산하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 <인생의 내공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 <마음의 레버리지> 가 있으며, 월간마음건강 고정 필진으로 활동 중이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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