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장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정황이 적발된 뒤 감독관의 제출 요구에 “영장을 가져오라”며 버틴 로스쿨 학생이 법무부의 응시 제한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변호사 시험 시험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A 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 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16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연합뉴스가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변호사시험 도중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사용했다는 이유로 법무부로부터 5년간 응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5년 안에 최대 5차례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이번 처분으로 A 씨는 사실상 더 이상 변호사시험을 치를 수 없게 됐다.
A 씨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을 뿐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고 기기 안에도 부정행위에 활용할 자료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설령 규정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5년간 응시를 제한한 처분은 지나치게 무겁다며 법무부가 재량권을 남용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시험장에서 벌어진 상황과 A 씨의 대응을 종합하면 단순 소지였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장 감독관과 보좌관은 재판에서 A 씨가 시험 도중 무언가를 꺼내 시험지 아래에 넣은 뒤 반복해서 내려다봤다고 증언했다. 감독관이 휴대전화임을 확인하고 제출을 요구하자 A 씨는 “영장을 가져오라”며 약 3∼4분 동안 응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시험 시간이 제한된 상황에서 단순 실수로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왔다면 즉시 기기를 보여주고 부정행위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응이라고 봤다. 오히려 제출을 거부한 A 씨의 행동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휴대전화의 외관과 화면 설정도 판단 근거가 됐다. A 씨는 기기를 흰색 종이로 감쌌고 화면에서는 애플리케이션 아이콘이 보이지 않도록 흰색 화면만 나타나게 설정해둔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사주를 본 결과 흰색이 자신에게 좋다고 해 종이를 붙였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재판부는 일반적인 휴대전화 사용 방식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며 해명 역시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무부가 휴대전화 포렌식을 요청했을 때 A 씨가 이를 거부한 점도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휴대전화에 별도의 시험 자료가 저장돼 있지 않더라도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애플리케이션과 클라우드 등에 저장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시험 중 활용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이어 변호사에게 높은 수준의 윤리성이 요구되는 점과 기술 발달로 전자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적발하기 어려워진 현실 등을 고려하면 법무부의 5년 응시 제한 처분이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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