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가장 이례적인 하프타임 장면 가운데 하나는 축구선수가 아닌 휴머노이드 로봇이 만들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가 경기장에 등장해 골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경기구를 심판에게 전달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월드컵 후원도 차량 지원을 넘어 로보틱스 기술을 알리는 단계로 확장됐다.
아틀라스는 현지시간 지난 5일, 한국시간으로는 6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노르웨이의 16강전 하프타임에 등장했다. FIFA 월드컵 경기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한 하프타임 프로그램이 적용된 것은 처음이다.
아틀라스는 선수 입장 터널을 지나 그라운드에 들어선 뒤 브라질의 마테우스 쿠냐와 노르웨이의 엘링 홀란 등 유명 선수의 골 세리머니를 재현하고 경기구를 심판에게 전달했다. 미국 마케팅 전문지 애드위크는 이를 월드컵 최초의 로봇 기반 하프타임 프로그램으로 소개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도 월드컵 역사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이라며 아틀라스의 학습 기반 동작과 현장 대응 능력을 조명했다. 단순히 정해진 움직임을 반복하는 산업용 로봇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사람의 움직임을 학습해 동작을 구현했다는 점에 관심이 모였다.
4족 보행 로봇 스팟도 월드컵 운영에 투입됐다. 스팟은 국제방송센터와 경기장 주요 구역에서 자율 순찰과 모니터링 업무를 맡았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대회를 통해 FIFA 공식 모빌리티 파트너와 공식 로보틱스 파트너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번 월드컵에 제공한 공식 차량은 총 2160대다. 현대자동차가 승용차 994대와 버스 506대 등 1500대를 공급했고, 기아가 660대를 추가로 지원했다. 차량들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대회 개최 도시에서 선수단과 관계자, 운영 인력의 이동에 활용됐다.
현대자동차그룹과 FIFA의 인연은 1999년 시작됐다. 현대자동차가 1999 FIFA 미국 여자 월드컵에서 공식 파트너로 활동한 이후 27년 동안 월드컵을 비롯한 FIFA 주관 대회에 차량과 각종 운영 프로그램을 지원해 왔다.
초기 파트너십이 대회 운영을 위한 자동차 공급과 브랜드 노출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친환경차와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기술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3년 FIFA와 계약을 연장하면서 후원 영역을 자동차에서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 등 모빌리티 전반으로 확대했다.
팬과 미래 세대가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파트너십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자동차는 국가대표팀 응원 메시지와 어린이 그림을 공식 버스에 적용하고, 팬들이 대회 최고의 골을 선정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기아는 어린이가 공인구를 심판에게 전달하는 오피셜 매치볼 캐리어 프로그램을 유소년 축구대회로 확장했다.
뉴욕 록펠러센터에서는 현대자동차와 FIFA 뮤지엄이 ‘챔피언의 유산’을 주제로 특별 전시를 열었다. 월드컵 역사와 함께 아틀라스와 스팟을 배치해 축구 팬들이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보틱스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현대자동차는 월드컵을 앞두고 아틀라스가 축구 동작을 학습하는 과정을 담은 ‘스쿨 오브 풋볼’과 글로벌 캠페인 ‘미래는 지금 여기서부터’를 공개했다. 아틀라스의 경기장 퍼포먼스는 광고 영상 속 로봇을 실제 월드컵 현장으로 옮겨놓은 캠페인의 완결판에 가까웠다.
현대자동차그룹은 FIFA와 체결한 파트너십을 2030년까지 이어간다. 2030년 대회는 월드컵 개최 100주년인 동시에 현대자동차그룹과 FIFA의 협력 기간도 30년을 넘어서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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