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기업공개에 투자 수요가 대거 몰렸다.
확보한 자금을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에 투입할 예정이어서 글로벌 D램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게시된 배정 결과 공고에 따르면 CXMT의 기관투자자 유효 청약물량은 1조2382억2210만주로 집계됐다. 기관 배정 물량은 21억7313만3388주로, 청약 경쟁률은 약 570대 1을 기록했다.
일반투자자 청약에도 최초 배정물량의 약 244배에 달하는 주문이 몰렸다. 일반청약 초기 유효 경쟁률은 243.93대 1, 최종 당첨률은 0.47% 수준에 그쳤다.
CXMT의 공모가는 주당 8.66위안이다. 총 66억8808만8608주를 발행해 약 579억위안, 한화로 약 13조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초과배정옵션인 그린슈까지 모두 행사되면 조달 규모는 최대 666억위안, 약 14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 IPO로 평가된다.
CXMT는 공모자금을 생산라인 기술 업그레이드와 D램 기술 고도화, 차세대 D램 선행기술 연구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진입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CXMT가 올해 말 HBM3 양산을 목표로 생산과 패키징 역량을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HBM과 첨단 공정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현재 CXMT의 주력은 범용 D램이다. 메모리 3사가 HBM과 고용량 서버용 D램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면서 PC와 스마트폰용 D램 공급이 부족해졌고, 이 틈을 CXMT가 파고들고 있다.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CXMT는 글로벌 PC 업체들로부터 주문이 몰리며 2027년 말 출하분까지 예약된 것으로 전해졌다. 델, HP, 레노버 등이 주요 고객 후보로 거론된다.
애플이 중국 판매용 스마트폰에 CXMT 메모리 적용을 검토한 점도 시장 신뢰를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애플의 검토 소식이 PC 제조사들의 주문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HP는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CXMT 제품 인증에 착수했고, 델도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비해 CXMT D램을 시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서와 에이수스도 도입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용 D램 가격 급등도 CXMT에 기회가 됐다. 메모리 3사가 고수익 제품에 집중하면서 DDR과 LPDDR 공급이 줄었고, PC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비트 출하량 기준 9%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4위다. 2028년 11%, 2035년 20%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기술 격차는 여전히 뚜렷하다. CXMT는 16나노급 공정을 중심으로 DDR5를 생산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1b나노급을 양산하고 1c나노급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 세대가 뒤처지면 전력 효율과 원가 경쟁력, 웨이퍼당 생산 비트 수에서 불리하다. HBM 역시 적층 공정과 수율 안정화가 관건이어서 단기간에 국내 업체를 위협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CXMT가 중국 정부 지원과 IPO 자금을 바탕으로 생산 규모를 빠르게 늘릴 경우, 다음 메모리 하락 국면에서 범용 D램 가격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범용 D램은 기술 격차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영역이다. 고객사가 공급 안정성과 가격을 중시하는 만큼 CXMT가 일정 수준의 품질과 물량을 확보하면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
CXMT의 대규모 투자예정으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과 첨단 D램에서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범용 시장에서 중국발 저가 공세에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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