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된 車 리스크/上]'바퀴 달린 컴퓨터'…편리함 키웠지만 사이버 위험도 함께 달린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전자화된 車 리스크/上]'바퀴 달린 컴퓨터'…편리함 키웠지만 사이버 위험도 함께 달린다

비즈니스플러스 2026-07-21 08:43:39 신고

3줄요약
사진=AI 생성이미지
사진=AI 생성이미지

자동차 산업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차량은 더 이상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바퀴 달린 컴퓨터'로 진화하고 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상시 연결성은 성능 향상과 유지관리 혁신을 이끌었지만, 동시에 사이버 공격과 개인정보 유출, 공급망 리스크, 국가 안보 문제라는 새로운 과제를 낳고 있다. 이에 비즈니스플러스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주요국 정부, 국제기구의 대응을 바탕으로 자동차 전자화가 가져온 구조적 변화와 잠재적 위험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자동차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면서 이동수단의 개념도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연결성이 높아질수록 사이버 공격과 데이터 보안, 공급망 리스크 역시 새로운 산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엔진과 변속기, 차체 강성 등 기계공학 기술에서 결정됐다. 그러나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이 확산되면서 자동차는 더 이상 기계만으로 움직이는 제품이 아니다. 수억 줄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코드와 수많은 반도체, 각종 통신 모듈이 차량의 핵심 기능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Software Defined Vehicle)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업계에선 이를 스마트폰 산업의 변화와 비교한다. 스마트폰이 하드웨어보다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중심으로 경쟁력이 재편됐듯, 자동차 역시 출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기능을 개선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OTA(Over-the-Air) 기술이 있다. OTA는 이동통신망이나 무선 인터넷을 이용해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원격으로 업데이트하는 기술이다. 과거에는 내비게이션 지도 갱신이나 전자제어장치(ECU) 프로그램 변경을 위해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했지만, 이제는 제조사가 서버를 통해 차량에 직접 새로운 기능과 보안 패치를 배포할 수 있다.

OTA는 자동차 산업의 비용 구조도 크게 바꾸고 있다. 리콜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차량을 일일이 입고시키지 않아도 되고, 차량 구매 이후에도 성능 개선이나 기능 추가가 가능해졌다. 일부 전기차는 OTA를 통해 배터리 관리 알고리즘이 개선되면서 주행거리가 늘어나거나 충전 효율이 향상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앞으로 대부분의 신차가 OTA를 기본 기능으로 탑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메르세데스-벤츠, BMW,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폭스바겐, 토요타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SDV 전환을 미래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가치 평가 기준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국내 증권사들은 SDV 확산이 차량 판매 중심의 수익 구조를 구독형 서비스와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사업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가 제조업 제품을 넘어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위험도 함께 가져왔다. 자동차가 외부 네트워크와 상시 연결되면서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현실적인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차량을 해킹하려면 차량 내부에 직접 접근하거나 OBD(On-Board Diagnostics) 단자를 연결하는 등 물리적인 접촉이 필요했다. 그러나 SDV 환경에서는 차량이 제조사의 서버, 클라우드, 통신망과 지속적으로 연결된다. 그만큼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경로, 즉 '공격 표면'(Attack Surface)이 크게 넓어졌다는 것이 보안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자동차의 전자화 수준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에도 엔진, 브레이크, 조향장치, 에어백 등을 제어하는 수십 개의 ECU가 탑재돼 왔지만, 전기차는 그 의존도가 훨씬 높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인버터, 모터 제어, 열관리, 충전 시스템 등이 대부분 소프트웨어와 반도체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자율주행 기능,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까지 더해지면서 차량 내부 네트워크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업계에선 이러한 구조 변화가 자동차를 '움직이는 컴퓨터'로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차량 한 대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규모도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가했다. 차량은 위치 정보와 주행 습관, 배터리 상태, 차량 진단 정보뿐 아니라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등 각종 센서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일부 커넥티드카는 음성 명령과 스마트폰 연동 정보, 차량 이용 패턴까지 저장한다.

이처럼 차량이 생성하는 데이터의 양이 급증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역시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차량 데이터의 활용 범위와 저장 위치, 해외 이전 여부에 대한 규제 논의가 확대되는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에는 국가안보 차원의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차량이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국가 핵심 인프라의 일부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해외 스파이 활동 가능성에 대비해 차량 내 특정 외국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보안 검토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데이터 수집 범위와 저장 방식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사이버보안 관리체계(CSMS)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관리체계(SUMS)를 신차 인증의 핵심 요소로 반영하고 있으며, 국제 표준인 ISO/SAE 21434 역시 차량 개발 전 과정에서 보안을 설계 단계부터 적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보안을 사후 대응이 아니라 제품 설계의 기본 요소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앞으로 자동차 산업의 경쟁은 단순히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인 차량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연결성을 얼마나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자동차의 안전이 충돌 안전성과 기계적 내구성을 의미했다면 이제는 사이버보안 역시 안전의 일부로 평가받는 시대"라며 "향후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은 성능뿐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게 연결성을 관리할 수 있는지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Copyright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