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7월 20일 17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이 환경 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회계처리로 역대 최대 규모의 회계 관련 과징금을 부과받는 위기에 처했다. 석포제련소의 환경 정화 의무를 재무제표에 축소 반영한 사실이 적발되면서다. 2019년 이후 5400억원을 투입해 환경 개선에 나섰지만, 잇따른 환경 제재와 정화 의무 확대를 막지 못했고 결국 환경 리스크가 회계 리스크로 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영풍에 204억741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단일 회계 사건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전 대표이사 해임 권고와 담당 임원 직무정지 조치도 의결했다. 회계처리기준 위반 정도를 '고의'로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회계기준 위반은 과실, 중과실, 고의 순으로 제재 수위가 높아진다.
문제가 된 것은 석포제련소의 환경충당부채다. 석포제련소는 연간 32만5000톤의 아연을 생산하는 세계 6위 규모의 제련소지만, 낙동강 중금속 오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사업장이기도 하다. 금융위는 제련소 주변 토양과 임야, 지하수 등에 대한 환경 정화 의무가 명확하게 발생했음에도 이를 충당부채로 인식하지 않거나 실제보다 적은 금액만 반영했다고 판단했다. 과소계상 규모는 ▲2021년 1427억원 ▲2022년 1427억원 ▲2023년 2331억원 ▲2024년 2330억원에 달한다.
석포제련소의 환경 성적표도 좋지 않았다. 최근 3년간 환경 관련 제재만 26건을 받았다. 개선명령과 경고, 총 4623만8580원의 과태료 처분은 물론 10일간의 조업정지 처분도 세 차례나 내려졌다.
영풍 역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회사는 2019년 '환경 개선 혁신 계획'을 수립한 뒤 지난해 말까지 약 5400억원을 투입해 환경 설비 개선을 진행했다. 폐수 무방류(ZLD) 시스템을 구축해 폐수를 정화·재활용하고, 지하수 확산방지시설과 3중 차단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오염원 차단에 집중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집행한 설비투자(CAPEX)의 절반가량을 환경 투자에 투입한 셈이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에도 환경 리스크는 해소되지 않았다. 환경 제재는 계속 이어졌고, 2021년에는 낙동강 카드뮴 유출 사고로 환경부로부터 28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후 환경 정화 의무가 확대되면서 관련 충당부채를 인식해야 했지만 이를 축소 반영한 것이 이번 금융당국 제재로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영풍이 환경 개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정화 의무 자체를 줄이지 못하면서 환경 리스크가 재무 리스크로 전이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환경 정화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아 부채를 축소 계상한 점은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훼손한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
영풍은 금융당국 판단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영풍 관계자는 "해당 조치에 이의가 있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회계기준에 따라 충실하게 회계처리를 해왔으며, 2019년 이후 매년 1000억원 안팎의 환경 투자를 지속하는 등 환경 개선 노력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같은 날 고려아연에도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이유로 84억281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융상품과 관계기업 투자자산의 공정가치 및 회수가능액이 감소했음에도 평가손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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