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SOUTH OF FRANCE
프렌치 리비에라(French Riviera)는 언제 찾아도 좋은 여행지다. 하지만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기를 피해 비수기에 방문하면, 한결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활기찬 현대미술 현장을 즐길 수 있다.
프랑스 남부가 지금과 같은 여름 휴양지로 자리 잡은 것은 약 100년 전의 일이다. 자유분방한 미국인 부부 제럴드 머피와 사라 머피가 카프당티브(Cap d’Antibes)에서 성대한 해변 파티를 열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들의 파티에서는 장 콕토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가 피크닉 바구니를 풀어놓고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파블로 피카소나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수영복에 진주 목걸이를 매치하곤 했던 사라에게 은근한 관심을 보이는 장면도 흔했다. 또한 F. 스콧 피츠제럴드가 훗날 〈밤은 부드러워라(Tender Is the Night)〉에 담길 영감을 얻기 위해 그 풍경을 눈여겨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머피 부부가 손님들을 묵게 했던 호텔 뒤 캅 에덴 록(Hôtel du Cap-Eden-Roc)의 객실을 예약하는 일은 이제 훨씬 어려워졌다. 프렌치 리비에라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름 휴양지 중 하나이며, HBO 드라마 〈화이트 로투스(The White Lotus)〉의 다음 시즌 배경으로도 선정되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가을이나 겨울에 방문하는 편이 좋다. 이 시기에는 관광객이 적어 앙티브(Antibes)의 그리말디 성에 자리한 피카소 미술관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또한 빌프랑슈쉬르메르(Villefranche-sur-Mer)의 생피에르 예배당(Chapelle Saint-Pierre)이나 생장캅페라(Saint-Jean-Cap-Ferrat)의 빌라 산토 소스피르(Villa Santo Sospir)에 남아 있는 장 콕토의 벽화와 프레스코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특히 최근 복원을 마친 빌라 산토 소스피르는 현재 임대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한때 F. 스콧 피츠제럴드와 그의 아내 젤다 피츠제럴드가 살았던 아르데코 양식의 저택에 머물 수도 있다. 이 저택은 명성 높은 호텔 벨 리브(Hôtel Belles Rives)에서 운영하고 있다.
오늘날 프랑스 남부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현대미술 현장이다. 그 중심에는 컬렉터 마야 호프만이 있다. 그녀는 2021년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상징적인 타워를 갖춘 복합예술공간 루마 아를(LUMA Arles)을 개관하며 이 지역 예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아를에서 가장 세련된 호텔들을 탄생시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디아 마다비가 디자인한 르 클루아트르(Le Cloître), 호르헤 파르도가 타일 인테리어를 맡은 라를라탕(L’Arlatan), 그리고 디자이너 두로 올로가 새롭게 재해석한 그랑 호텔 노르 피뉘스(Grand Hôtel Nord-Pinus)가 대표적이다. 현재 아를에 집을 두고 있는 마다비는 이렇게 말한다. “루마를 중심으로 흥미로운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어요. 때로는 파리보다 아를이 더 좋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마르세유에서는 바닷가에 자리한 투바 클럽(Tuba Club)이 예술가와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특히 사랑받는 명소다. 또한 구항구 인근에는 도로테 들레(Dorothée Delaye)가 새롭게 디자인한 24개 객실 규모의 호텔 아미스타(Hôtel Amista)가 최근 문을 열었다. 쇼핑을 좋아한다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곳이 바로 메종 앙페뢰르(Maison Empereur)다. 1827년에 문을 연 이 유서 깊은 하드웨어 상점은 평범한 철물점이라기보다 보물창고에 가깝다. 오랜 세월 수집된 독특한 생활용품과 인테리어 소품이 가득해 마르세유를 대표하는 쇼핑 명소로 손꼽힌다. 엑상프로방스 인근의 샤토 라 코스트(Château La Coste)는 이 지역에서 가장 야심 찬 예술 중심 복합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와이너리와 호텔, 예술 공간이 결합된 이곳에는 안도 다다오, 오스카르 니마이어, 그리고 앙리 마티스의 손자인 폴 마티스 등 세계적인 예술가와 건축가들의 장소 특정적 작품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한편 올해 5월에는 개인 소유 섬인 일 드 방도르에 자니에 일 드 방도르(Zannier Île de Bendor)가 새롭게 문을 연다. 이곳은 93개의 객실과 스위트룸, 대규모의 웰니스 센터를 갖추고 있으며, 지역 장인들이 순환하며 작업과 전시를 선보일 수 있는 세 개의 아틀리에 공간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프로방스의 전원 지역에서는 패션 디자이너 엠마누엘 웅가로의 딸 코시마 웅가로가 아버지가 남긴 중세 시대 영지인 라 카발레리(La Cavalerie)의 건물 두 채를 예술가와 여행자를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이곳의 빛과 별, 그리고 바람은 수세기 동안 예술가들을 끌어당겨 왔어요. 마치 자석과도 같은 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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