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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메가 프로젝트 자체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는 것 같다. 본격적으로 AI 혁명 시대에 접어든 이때 관련 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2차 산업혁명에 한참 뒤져 후진국에 머물던 한국 경제가 디지털을 중심으로 하는 3차 산업혁명에는 선진 경제권에 뒤지지 않고 동참한 결과 지금의 선진 경제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제 AI를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을 선두에 서서 이끌어 간다면 선진 경제권 중에서도 선두에 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메가 프로젝트 투자 계획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판의 핵심은 첫째,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틀어 억지로 참여하게 한 비(非)시장적 계획이라는 것이고 둘째,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전력과 용수 등 인프라 공급 계획이 빠진 반쪽짜리 계획이라는 것이다. 둘 다 일리 있는 비판이다.
실제로 이런 비판이 단순한 우려가 아님은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엿보인다. 대규모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계획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비판에 대해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호남지역 투자 소외에 비하면 이번 투자는 ‘조족지혈’에 불과하다는 논리로 응수했다. 순수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사회 논리가 개입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지역 간 불균형이 지나쳤던 것에 대해 심정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국가 미래를 좌우할 대형 투자의 판단 기준으로 내세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이번 투자 계획에 대해 합당한 경제 논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제 막 시작된 AI 혁명에 대응해 앞으로 상당한 반도체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텐데 기존의 수도권은 이미 포화상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도권에서 용지와 용수 및 전기 확보에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수도권 대안 지역을 찾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안 지역으로서 호남은 물리적 입지 관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기존의 산업 시설이 많지 않고 개발이 덜 된 지역이라는 것이 역설적으로 가장 유리한 조건이다. 전기와 용수 등 인프라 수요를 감당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물론 개발이 덜 된 탓에 당장의 공급 여력이 부족할 수 있지만 인프라 확충을 통해 공급을 늘리면 된다. 수도권처럼 물리적으로 공급 확대 자체가 불가능한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사실 다른 데 있다. 부족한 인프라 확충은 구체적으로 용지 개발, 댐 건설,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의 형태로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개발 이슈를 지역에서 정치 사회적으로 잘 소화해 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더 나아가 시장 친화적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도 숙제다.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그야말로 경쟁 원리가 지배하는 최첨단 산업이다. 그런 산업을 성장시키려면 그에 걸맞은 시장 경쟁 철학으로 무장돼 있어야 한다.
시장 친화적이지 않은 규제 환경과 경쟁보다 보호를 앞세우는 정서로는 풀기 어려운 숙제들이다. 그래서 숙제의 시작은 보호와 규제에 익숙한 정서를 시장과 경쟁에 익숙한 정서로 바꾸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돈을 아무리 쏟아부은들 사람의 인식 변화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지역의 발전과 성장에 걸맞은 인식의 변화와 강한 성장 의지가 호남 프로젝트 성공의 진짜 열쇠다. 경제에 공짜 점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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