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레바논 대통령과 21일 회담…美, 이스라엘 철수 위한 '시범 운영구역'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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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바논 대통령과 21일 회담…美, 이스라엘 철수 위한 '시범 운영구역' 가동

이데일리 2026-07-21 04:4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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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가운데 미국이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 철수를 위한 첫 단계에 착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선거 보안에 관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선거 보안에 관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 국무부는 20일 레바논군이 치안을 전담하는 ‘시범 운영구역(Pilot Zones)’ 운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시범 운영구역은 이스라엘군이 단계적으로 철수한 지역을 레바논군이 단독으로 통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지난달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체결한 임시 휴전 합의의 핵심 내용이다. 당시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은 미국과의 충돌을 중단하기 위한 조건으로 레바논에서도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2025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아운 대통령은 21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헤즈볼라 무장해제 방안과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 철수를 촉구하는 계획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는 양국이 지난 6월 26일 체결한 기본 합의(framework agreement)에 따른 것이다. 아운 대통령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이 합의를 이행하도록 필요한 압박을 가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는 시범 운영구역의 실제 운영은 2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의 중재 아래 레바논과 이스라엘이 수차례 직접 협상을 벌인 끝에 마련됐지만, 이스라엘군 철수 시한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에 과도한 양보를 한 합의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으며, 협상 당사자가 아니었던 헤즈볼라는 합의를 전면 거부하고 있다.

아운 대통령의 방미는 레바논이 중대한 안보 국면을 맞은 시점에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은 수개월간 헤즈볼라와의 교전 끝에 현재 레바논 영토 안쪽 10㎞ 이상 지역을 점령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레바논에서는 4천300명 이상이 사망했고 100만 명 이상이 피란길에 올랐다. 대규모 전투는 잦아들었지만 이스라엘군의 점령과 마을 파괴가 이어지면서 수십만 명은 여전히 귀향하지 못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프룬(Froun), 스리파(Srifa), 웨스트 자우타르(West Zawtar) 등 3개 마을에서 시범 운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은 현재 이스라엘군 점령 구역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레바논군은 프룬과 스리파에서는 이미 활동 중이며 웨스트 자우타르에도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과거 이들 지역에서 전략적 거점을 유지했지만 휴전 이전까지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헤즈볼라가 무장을 유지하는 한 남부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합의문은 시범 운영구역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레바논군이 남부 지역의 유일한 치안·행정 주체가 되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는 헤즈볼라를 비롯한 비국가 무장세력의 무장해제가 검증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무장해제 검증 방식과 감독 체계는 아직 미국과 양측 간 협상이 진행 중이다.

62세인 아운 대통령은 직업군인 출신으로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까지 레바논군 총사령관을 지냈다. 그의 선출은 오랫동안 레바논군을 지원해온 미국의 지지를 받았다. 아운 정부는 수년간 이어진 헤즈볼라의 국가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전환점으로 평가받았으며, 정부는 헤즈볼라 무장해제를 추진해 레바논군이 헤즈볼라의 묵인 아래 남부 지역의 무기 은닉처를 정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을 지원하기 위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면서 전면전이 재개됐고, 무장해제 계획도 사실상 중단됐다.

베이루트 소재 싱크탱크 바딜(Badil)의 정책국장 사미 할라비는 “아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레바논의 영토 주권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만 밝혀도 의미 있는 진전이 될 수 있다. 귀국 후 국민에게 성과라고 설명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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