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다. 친구를 사귀고 정보를 얻고 세상과 소통한다. 그러나 익숙한 화면 너머에는 미처 인식하지 못한 위험 또한 존재한다. 최근 수사 현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범죄 중 하나가 바로 ‘아동·청소년 성착취 목적 대화’다.
이 범죄는 단순한 대화로 시작된다. 가해자는 또래인 척 접근하거나 고민을 들어주는 친절한 어른으로 가장한다. 그렇게 경계를 허문 뒤 점차 성적인 대화를 유도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하며 통제하기 시작한다. 대화에 불과하지만 치밀하게 설계된 성착취의 과정이다.
과거에는 실제 신체 접촉이나 촬영물 제작이 있어야 범죄로 처벌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에서는 실제 접촉 없이도 피해가 발생한다. 현실을 반영해 도입된 것이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목적대화등)’이다. 성착취를 목적으로 한 접근과 유인 자체를 처벌함으로써 범죄를 초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에서 관련 사건을 수사하면서 느끼는 점은 이 범죄의 피해자는 생각보다 어리고 가해 방식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피해는 매우 빠르게 확산된다. 한번 시작된 관계는 협박과 회유로 이어져 아동·청소년이 스스로 벗어나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이 범죄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그것은 명백한 범죄의 시작이며 실제 성착취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 신호다.
예방을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자녀에게 온라인상 낯선 접근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이상한 대화를 했을 때 즉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신뢰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학교와 지역사회 또한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수사기관 역시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는 중대한 사회적 범죄다. 그 출발점은 대화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화면 너머의 위험을 외면하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아이들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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