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N산업] 200만 원대 골프채도 ‘월 납부’… 레저 시장 파고든 구독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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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N산업] 200만 원대 골프채도 ‘월 납부’… 레저 시장 파고든 구독 소비

뉴스컬처 2026-07-20 18:00:00 신고

소비자가 스마트폰에서 골프 클럽 구독 상품을 확인하며 대여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소비자가 스마트폰에서 골프 클럽 구독 상품을 확인하며 대여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큰맘 먹고 수백만 원을 들여 장만한 골프 클럽 세트, 유행이 지나 베란다 구석에 먼지만 쌓여가는 대형 캠핑 텐트. 목돈을 지불해 장비를 영구적으로 소유하는 대신에 매월 일정한 구독료를 내고 다양한 최신 장비를 단기로 대여해 사용하는 이른바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인기를 얻고 있다. 장비의 감가상각과 보관의 부담에서 해방된 소비자들이 ‘소유’보다 ‘경험’의 가치로 쏠리고 있다. 레저용품 비즈니스의 무게 중심이 철저하게 이동하는 중이다.

◇구독 렌탈 시장의 팽창

레저 장비 구독 마켓이 급부상한 배경에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대변되는 팍팍한 거시 경제 환경이 자리한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수백만 원에 달하는 취미 용품을 덜컥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구독 경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거대한 파이 속에서 스포츠와 레저 렌탈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수직으로 상승했다.

여신금융업계의 신용카드 결제 동향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주요 카드사들의 스포츠 용품 가맹점 내 ‘장기 할부 결제(구매)’ 비중은 하향세를 띠는 반면, 렌탈 플랫폼을 통한 ‘월정액 정기 결제(구독)’ 건수는 매년 20~30%에 달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해 교차점(크로스오버) 현상을 만들었다. 합리성을 최우선으로 삼고 초기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2030 세대의 영리한 소비 심리가 명확한 데이터 지표로 증명된 셈이다.

캠핑용품 렌탈 매장에서 이용자가 텐트와 침낭, 조리 도구가 담긴 패키지를 챙기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캠핑용품 렌탈 매장에서 이용자가 텐트와 침낭, 조리 도구가 담긴 패키지를 챙기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프리미엄 장비의 문턱 붕괴

장비 구독 비즈니스가 가장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분야는 초기 진입 장벽이 압도적으로 높은 골프와 캠핑 종목이다. 과거 골프 입문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클럽 스펙을 찾지 못해 잦은 중고 거래를 반복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낭비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프리미엄 골프채 구독 플랫폼들은 초보자부터 중급자까지 실력 향상 단계에 맞춰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최신 드라이버와 아이언 세트를 교체해 주는 맞춤형 렌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캠핑 업계의 체질 개선도 두드러진다. 계절과 기후, 유행에 따라 텐트, 타프, 난로 등 필요한 장비가 시시각각 변하는 캠핑 특성을 공략해 전문 스타트업들은 주말 2박 3일 단위의 풀패키지 대여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들 렌탈 전문 기업은 벤처캐피털(VC) 시장에서 수십억 원대의 굵직한 투자를 연달아 유치해 자본력까지 확보하는 등 물류망을 넓히고 있다. 프리미엄 장비의 막연했던 가격 저항선이 붕괴되면서 레저 스포츠의 대중화 속도는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틈새시장 ‘스토리지’의 폭발

구독 모델의 팽창은 ‘공간 대여’라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창출했다. 1인 가구 주거 인프라 한계와 결합해 급격히 부상한 ‘셀프 스토리지(도심형 공유 창고)’ 비즈니스가 대표적이다. 좁은 원룸이나 소형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청년층은 부피가 큰 자전거, 스노보드 데크, 대형 텐트 등을 집 안에 방치할 여유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매월 5만~10만 원 안팎의 구독료를 지불하고 쾌적한 항온·항습 시스템이 완비된 외부 전문 창고에 레저 장비를 보관하는 플랫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권 주요 도심과 지하철역 인근을 중심으로 셀프 스토리지 지점 수는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보관 기간 중 텐트 곰팡이 제거 세탁, 자전거 체인 정비, 골프 클럽 세척 등 수리와 유지 보수까지 원스톱으로 연계해 주는 프리미엄 장비 관리 구독 모델까지 잇따라 등장해 동호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도심형 셀프 스토리지 내부에 자전거와 스노보드, 골프백, 야영 장비가 보관돼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도심형 셀프 스토리지 내부에 자전거와 스노보드, 골프백, 야영 장비가 보관돼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진화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레저 산업의 생존 공식은 전면적인 재편을 강요받고 있다. 하드웨어 제조와 일회성 오프라인 판매에만 머무르는 기업은 장기적인 고객 이탈을 피할 수 없는 냉혹한 산업 환경이 조성됐다. 스포츠용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들은 고가의 장비를 내 방 구석에 소유하는 것보다, 필요할 때 최상의 상태로 경험하는 찰나의 가치에 둔다"며 "용품 제조사들도 제품의 유지, 보수, 렌탈, 회수까지 전 생애 주기를 아우르는 종합 구독 서비스 플랫폼으로 체질을 개선해야만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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